“바다이야기 대신 불법PC방 북적”
<현장> 서울 최대 성인도박장 밀집지역 논현역.영등포 3가
지난 8월 30일 새벽 1시. 강북 최대 성인오락실 밀집지역인 서울 영등포 3가 거리는 인적이 드물다. 한때 60여개의 성인게임장과 성인PC방이 성업했던 이곳은 최근 경찰의 단속이 강화됨에 따라 대부분 폐업한 상태. 그나마 유일하게 영업 중인 게임장은 손님이 1명도 없었다.
게임장 사이 서너개의 환전소가 불을 켜고 있었지만 역시 사람은 보이지 않았고 음성영업의 한 형태로 호객꾼(속칭 삐끼)들을 동원해 몰래 게임을 하는 모습도 대로변에서는 눈에 띄지 않았다.
영등포 3가부터 4가까지 밀집되어있는 성인오락실과 성인PC방의 수는 56개. 릴게임을 위주로 하는 성인게임장이 32개, 성인PC방은 21개다.
"어차피 일회성 단속, 다시 도박장 성행할 것"
롯데백화점 맞은 편 대로변으로 9개의 성인오락실이 줄지어 있고 안쪽 유흥가에도 7개가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지금 영등포는 밤 술손님을 잡으려는 세칭 '삐끼'들만 눈에 띌 뿐이다.
외형상으로는 '바다이야기' 파문후 집중단속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주변 상인들의 생각은 달랐다. 대부분의 상인들은 사회의 관심이 옅어지고 경찰의 단속이 다시 허술해지면 또 다른 형태의 성인오락실이 영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로변에서 토스트를 파는 노점상 김모씨는 “대부분 문을 닫았지만 잠시 단속 피해가려는 것이다. 업주들도 조금만 지나면 다시 다 문 열거라고 말한다”며 “가서 봐라. 내부 수리 중이라고 써있는 곳은 폐업한 곳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인근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최모씨도 “7월부터 말들이 많았지만 경찰 단속으로 폐업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며 “단속 때문에 문을 닫은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여론이 따가워서 휴업한 것 아니겠나. 아마 업종만 바꿔 다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성인오락실의 휴.폐업이 속출함에 따라 도박수요가 성인PC방으로 급격히 옮겨가고 있다. 특히 성인PC방마저 경찰의 단속이 강화되면서 가정집에 사설 PC방을 차려 불법 영업행위를 하고 심지어는 단골손님을 상대로 개인 PC와 아이피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실제로 도박장이 위치한 대로변 안쪽 유흥가에 들어서면 ‘안전’한 성인PC게임을 권하는 호객꾼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이들은 일반 PC방으로 가장한 채 도박서버를 연결해 영업을 하고 있었다.
한 호객꾼은 “경찰들이 위장 잠입하기 위해 접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단골 아니면 술이 많이 취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한다”고 말했다.
논현역 성인오락장 밀집지역 대부분 폐업, 사설도박장은 성행
강남역과 신사동 등 강남의 대표적인 유흥가를 끼고 있는 논현역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최근까지 성인오락실이 논현역을 따라 줄지어 늘어섰던 이 지역은 대부분의 업체가 ‘업종전환’, ‘업그레이드’, ‘전월세’를 붙여놓고 문을 닫아 걸은 상태.
이곳은 단속경찰들이 ‘더 이상 단속할 업소가 없다’고 말할 정도로 모든 성인오락실과 성인PC방이 문을 닫았다. 특히 성인PC방은 대부분 새로 내건 간판임에도 불구하고 영업을 중단한 상태.
워낙 입지가 좋기로 소문난 곳이라 ‘전전세’를 붙여놓고 임차인이 다시 임차를 놓는 경우도 눈에 띄었고 업종전환을 위해 내부공사를 하는 업장도 여럿이었다.
서초경찰서 생활질서계 관계자는 “관내 모든 릴 업소가 단속을 시작한 이후 문을 닫았고 주변에 밀집해있던 성인PC방도 마찬가지”라며 “적어도 ‘표면상’으로는 모든 업소가 문을 닫았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음성적인 불법운영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며 “정확한 추산은 힘들지만 성인PC방을 대체하는 사설 경마장이나 개인 PC 도박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실제 단속이 쉽지 않은 형편”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서초경찰서는 아파트에 경마 베팅시설을 설치하고 1백억원대의 마권을 발행한 혐의로 두 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인터넷 사이트에 경마 결과가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점에서 착안해 베팅 프로그램이 깔린 컴퓨터를 들여놓고 손님을 끌어들여 수십억원의 배팅금을 끌어들였다.
바다이야기 파문 이후 불법 도박 사업이 아파트나 주택가 등 경찰의 단속이 취약한 곳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
이날 서초경찰서의 검거과정도 일반적인 단속활동이 아닌 제보에 의한 잠입수사를 통해서였다. 개인 PC에 도박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영업을 할 경우, 단속의 징후를 느끼면 곧바로 프로그램을 지우거나 연결된 외부 하드를 숨기는 방식으로 현장 단속을 피해가기 때문이다.
"경마.경륜으로 신세 망치는 사람들 두고 무슨 도박근절대책 나오겠나"
업종전환을 위한 내부공사가 한창인 한 성인오락실의 업주 김모씨는 “일단 문들은 다 닫았지만 대부분 다른 프로그램이 개발될 걸로 보고 있다”며 “어차피 업주들이나 개발하는 사람들은 법망을 피해 새로운 게임 만들고, 돈이 된다 싶으면 업주들이 몰려고 그럼 다시 손님들이 거길 찾는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나처럼 다른 업종을 알아보는 사람도 많지만 끝물에 들어와 한 두달 영업하다 몇 억씩 빚진 사람들이 강남 일대에 사설 오락실로 그 빚을 충당하고 있다는 소문도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며 “수익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솔직히 릴게임해서 가산 탕진한 사람이 많나. 경마해서 망한 사람이 많나. 당연히 경마해서 돈 잃고 노숙자 되는 사람이 더 많다”며 “왜 경마를 마약이라고 하겠나. 이런 것들부터 죄다 뿌리 뽑지 않으면 불법 도박산업도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논현역에서 9년째 노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이렇게 말했다.
“속이 다 시원하다. 당분간 장사는 덜 되겠지만 도박에 미쳐 제 가족 내팽개치고 게임장에 돈 갖다바치는 인간들 이제 안봐되 되니 얼마나 좋나. 정부가 대책 마련해야한다. 근데 이 도박이 마약같은거라 대책이 있으려나. 이미 중독된 사람들을 어떻게 하려나. 게다가 정치인들이 돈까지 먹었다던데..”
정부가 도박산업의 후폭풍을 현장의 단속강화와 사전예방대책을 통해 해결하려는 사이 불법도박장과 이에 따른 도박중독자들은 여전히 속출하고 있다.
게임장 사이 서너개의 환전소가 불을 켜고 있었지만 역시 사람은 보이지 않았고 음성영업의 한 형태로 호객꾼(속칭 삐끼)들을 동원해 몰래 게임을 하는 모습도 대로변에서는 눈에 띄지 않았다.
영등포 3가부터 4가까지 밀집되어있는 성인오락실과 성인PC방의 수는 56개. 릴게임을 위주로 하는 성인게임장이 32개, 성인PC방은 21개다.
"어차피 일회성 단속, 다시 도박장 성행할 것"
롯데백화점 맞은 편 대로변으로 9개의 성인오락실이 줄지어 있고 안쪽 유흥가에도 7개가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지금 영등포는 밤 술손님을 잡으려는 세칭 '삐끼'들만 눈에 띌 뿐이다.
외형상으로는 '바다이야기' 파문후 집중단속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주변 상인들의 생각은 달랐다. 대부분의 상인들은 사회의 관심이 옅어지고 경찰의 단속이 다시 허술해지면 또 다른 형태의 성인오락실이 영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로변에서 토스트를 파는 노점상 김모씨는 “대부분 문을 닫았지만 잠시 단속 피해가려는 것이다. 업주들도 조금만 지나면 다시 다 문 열거라고 말한다”며 “가서 봐라. 내부 수리 중이라고 써있는 곳은 폐업한 곳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인근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최모씨도 “7월부터 말들이 많았지만 경찰 단속으로 폐업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며 “단속 때문에 문을 닫은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여론이 따가워서 휴업한 것 아니겠나. 아마 업종만 바꿔 다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성인오락실의 휴.폐업이 속출함에 따라 도박수요가 성인PC방으로 급격히 옮겨가고 있다. 특히 성인PC방마저 경찰의 단속이 강화되면서 가정집에 사설 PC방을 차려 불법 영업행위를 하고 심지어는 단골손님을 상대로 개인 PC와 아이피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실제로 도박장이 위치한 대로변 안쪽 유흥가에 들어서면 ‘안전’한 성인PC게임을 권하는 호객꾼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이들은 일반 PC방으로 가장한 채 도박서버를 연결해 영업을 하고 있었다.
한 호객꾼은 “경찰들이 위장 잠입하기 위해 접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단골 아니면 술이 많이 취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한다”고 말했다.
논현역 성인오락장 밀집지역 대부분 폐업, 사설도박장은 성행
강남역과 신사동 등 강남의 대표적인 유흥가를 끼고 있는 논현역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최근까지 성인오락실이 논현역을 따라 줄지어 늘어섰던 이 지역은 대부분의 업체가 ‘업종전환’, ‘업그레이드’, ‘전월세’를 붙여놓고 문을 닫아 걸은 상태.
이곳은 단속경찰들이 ‘더 이상 단속할 업소가 없다’고 말할 정도로 모든 성인오락실과 성인PC방이 문을 닫았다. 특히 성인PC방은 대부분 새로 내건 간판임에도 불구하고 영업을 중단한 상태.
워낙 입지가 좋기로 소문난 곳이라 ‘전전세’를 붙여놓고 임차인이 다시 임차를 놓는 경우도 눈에 띄었고 업종전환을 위해 내부공사를 하는 업장도 여럿이었다.
서초경찰서 생활질서계 관계자는 “관내 모든 릴 업소가 단속을 시작한 이후 문을 닫았고 주변에 밀집해있던 성인PC방도 마찬가지”라며 “적어도 ‘표면상’으로는 모든 업소가 문을 닫았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음성적인 불법운영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며 “정확한 추산은 힘들지만 성인PC방을 대체하는 사설 경마장이나 개인 PC 도박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실제 단속이 쉽지 않은 형편”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서초경찰서는 아파트에 경마 베팅시설을 설치하고 1백억원대의 마권을 발행한 혐의로 두 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인터넷 사이트에 경마 결과가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점에서 착안해 베팅 프로그램이 깔린 컴퓨터를 들여놓고 손님을 끌어들여 수십억원의 배팅금을 끌어들였다.
바다이야기 파문 이후 불법 도박 사업이 아파트나 주택가 등 경찰의 단속이 취약한 곳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
이날 서초경찰서의 검거과정도 일반적인 단속활동이 아닌 제보에 의한 잠입수사를 통해서였다. 개인 PC에 도박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영업을 할 경우, 단속의 징후를 느끼면 곧바로 프로그램을 지우거나 연결된 외부 하드를 숨기는 방식으로 현장 단속을 피해가기 때문이다.
"경마.경륜으로 신세 망치는 사람들 두고 무슨 도박근절대책 나오겠나"
업종전환을 위한 내부공사가 한창인 한 성인오락실의 업주 김모씨는 “일단 문들은 다 닫았지만 대부분 다른 프로그램이 개발될 걸로 보고 있다”며 “어차피 업주들이나 개발하는 사람들은 법망을 피해 새로운 게임 만들고, 돈이 된다 싶으면 업주들이 몰려고 그럼 다시 손님들이 거길 찾는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나처럼 다른 업종을 알아보는 사람도 많지만 끝물에 들어와 한 두달 영업하다 몇 억씩 빚진 사람들이 강남 일대에 사설 오락실로 그 빚을 충당하고 있다는 소문도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며 “수익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솔직히 릴게임해서 가산 탕진한 사람이 많나. 경마해서 망한 사람이 많나. 당연히 경마해서 돈 잃고 노숙자 되는 사람이 더 많다”며 “왜 경마를 마약이라고 하겠나. 이런 것들부터 죄다 뿌리 뽑지 않으면 불법 도박산업도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논현역에서 9년째 노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이렇게 말했다.
“속이 다 시원하다. 당분간 장사는 덜 되겠지만 도박에 미쳐 제 가족 내팽개치고 게임장에 돈 갖다바치는 인간들 이제 안봐되 되니 얼마나 좋나. 정부가 대책 마련해야한다. 근데 이 도박이 마약같은거라 대책이 있으려나. 이미 중독된 사람들을 어떻게 하려나. 게다가 정치인들이 돈까지 먹었다던데..”
정부가 도박산업의 후폭풍을 현장의 단속강화와 사전예방대책을 통해 해결하려는 사이 불법도박장과 이에 따른 도박중독자들은 여전히 속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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