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수 '첫 금메달' 선사, 우리선수끼리 충돌로 은-동 날아가
'할리우드 액션' 안톤 오노, 어부지리로 은메달
그러나 2~3위가 확실시되던 이호석(25.고양시청)과 성시백(24.용인시청)이 결승전 직전에 어이없게 충돌하면서 '할리우드 액션'으로 유명한 미국의 안톤 오노에게 어부지리로 은메달을 넘겨주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이정수는 14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콜리세움에서 벌어진 대회 첫날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2분17초611로 결승선을 통과해 1위를 차지했다.
준준결승에서 2분12초380으로 올림픽 기록을 세운 뒤 준결승에서도 2분10초949로 다시 신기록을 세우며 1위로 결승에 올랐던 쇼트트랙의 막내 이정수가 마침내 일을 낸 것이다.
111.12m 트랙을 13바퀴반을 도는 레이스 초반 이정수는 천천히 경기를 운영하다가 6바퀴를 남겨둔 지점에서 미국의 아폴로 안톤 오노와 선두다툼을 시작했다. 마침내 이정수는 4바퀴를 남기고 선두로 치고 나왔고, 1바퀴를 남긴 상황에서 단독 질주로 사실상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성시백과 이호석도 마지막 바퀴를 남기고 오노를 추월해 한국이 금, 은, 동메달을 싹쓸이하는 듯했다. 그러나 세번째에 있던 이호석이 결승선을 앞두고 마지막 코너를 도는 순간 무리하게 안쪽으로 파고들다 성시백과 부딪혀 같이 넘어지는 어이없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정수는 총알같이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성시백과 이호석은 함께 뒹굴었고, 뒤따라오던 오노가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행운의 은메달을 차지했다. 성시백은 억울하게 5위로 처졌고 이호석은 실격 처리됐다.
비록 금메달을 차지하긴 했지만 '팀웍 부재'로 씁쓸함을 안겨준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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