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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파 김태촌 돌연 일본으로 출국

조폭자금과 게임업체 수사망 좁혀지는 시점 출국

폭력조직배 서방파 두목 출신인 김태촌(58)씨가 지난달 31일 돌연 일본으로 출국,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게임 비리 수사와 관련된 도피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김씨는 일단 다른 혐의로 수사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최근 서방파가 사행성 오락산업에 깊게 관여한 혐의가 있어 수사결과는 좀더 지켜볼 일이다.

28일 서울중앙지검 등에 따르면, 김씨가 지난달 31일 갑자기 일본으로 출국한 뒤 아직까지 귀국하지 않아 '입국시 통보조치' 대상에 올렸다. 입국시 통보조치란 범죄혐의가 있는 사람이 해외에서 국내에 들어올 때 소환조사하기 위해 취하는 조치여서, 최근 사행성게임 관련 검찰 수사와 맞물려 성인오락실 조폭자금 유입설과 관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김씨의 출국 시기는 검찰이 사행성 게임기 제조업체인 '황금성'을 압수수색하는 등 조폭 자금과 사행성 게임업체 사이의 수사를 확대하던 때여서, 김씨가 옛 조직을 통해 전국 게임장에 대한 게임기 공급과 경품용 상품권 유통 과정에 개입한 단서가 수사기관에 포착되자 도피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 '바다이야기'에 이어 시장점유율 2인 '황금성'의 제조업체인 현대코리아에는 조폭 자금이 일부 흘러간 단서가 검찰에 포착된 상태다. 검찰은 지난달 말 현대코리아의 대표 이모(47)씨에 대한 구속영장에서 "사행성 오락실을 근거로 조폭들이 암약하면서 그 자금줄로 삼아 이를 엄단할 필요가 있다"고 적시했다.

또 광주지검은 지난달 말 인터넷 성인 PC방을 열어 수수료를 챙겨온 서방파 행동대원 백모(32)씨를 불구속 기소했고,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도 성인오락실 주인을 납치해 폭행한 서방파의 조직원 이모(47)씨를 구속하는 등 서방파에 대한 수사망이 좁혀지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검찰 소식통은 “사행성 게임 관련 비리가 아니라 2001∼2002년 진주교도소 수감 당시 교도소 당국에 의해 유·무선 전화기를 사용하는 등 ‘특별대우’를 받은 것과 관련돼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당시 진주교도소 보안과장 이모(58)씨는 김씨에게 금품을 받고 2002년 8월 김씨의 가석방을 도와주기 위해 교도소 관련 서류를 위조하고 전화, 현금, 담배 등 각종 편의를 제공한 혐의가 포착된 후 잠적, 4년간 도피해 오다 김씨가 출국한 7월31일 붙잡혔다. 이씨는 2일 뇌물수수와 운전면허증 위조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검찰은 이에 이씨 검거로 인해 다시 처벌받을 걸 우려한 김씨가 해외도피를 택한 것이 아닌가 보고 있다.

검찰은 그러나 서방파의 사행성 게임 비리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김씨의 연루 여부도 수사대상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1970~1980년대 국내 주먹계를 평정한 김씨는 조직범죄단체 구성죄로 15년간 복역하다 작년 6월 풀려난 뒤 인천의 한 교회에서 집사로 활동하면서 소년원, 경찰서 등을 찾거나 TV 등을 통해 신앙 설교 및 간증을 해왔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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