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광근의 '은평 재보선 발언' 파문 확산
야권 "한나라당-대법원, 유착 의혹 직접 해명하라"
아직 대법원이 선고일조차 지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장 사무총장이 선고일과 선고결과를 확신하는 발언을 하면서 문국현 대표 등 창조한국당은 물론, 민주당, 자유선진당 등 야당들도 대법원과의 유착 의혹을 제기하며 총공세를 펴고 나섰기 때문이다.
파문은 장 사무총장이 지난 4일 평화방송과의 통화에서 "은평을 지역도 이번에 재보선 지역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듣고 있다"며, 더 나아가 "이번엔 만일 은평을 재보선이 확정되고 이재오 전 최고가 나가게 되면 상대당에서 누가 나오든 이재오 전 최고가 당선될 가능성을 매우 높게 보고 있다"며 이재오 전 의원 당선을 자신하면서 비롯됐다.
창조한국당은 즉각 "장광근 사무총장이 상고이유서를 제출하기 전이고 주심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변호인도 모르는 재판일정을 잘 아는지 의문"이라며 "장 사무총장은 문국현 대표의 재판과 관련하여 재판당사자인 창조한국당도 모르는 사실을 어디에서 누구를 통해서 확인한 내용인지 그 전모를 밝혀야 한다"며 한나라당과 대법원 간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문국현 대표도 6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지금 집권여당은 대법원 재판 일정과 결과를 9월말까지 강제하고 있다"며 "장 사무총장은 대법원 재판일정과 결과를 누구와 사전합의했는지 국민 앞에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의 우상호 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10월 재보궐선거 지역에 포함된다는 것은 9월 중 대법원이 문 대표 사건의 선고를 확정한다는 뜻일 텐데 아직 대법원 선고일이 지정되지도 않은 사건의 결론을 어떻게 사전에 집권당 사무총장이 알 수 있었는지 국민에게 분명히 설명해야 할 것"이라며 "만약 대법원이 집권당 사무총장과 정치적 사건의 선고일까지 상의하고 있는 것이라면 보통 심각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며 대법원에 의혹의 눈길을 보냈다.
자유선진당의 박현하 부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장 사무총장의 말대로라면 우리나라의 중차대한 정치적 재판이 누군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사전에 철저하게 재단되고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반증한 것"이라며 "만약 그게 아니라면 권력의 힘으로 앞으로 있을 재판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원하는 판결을 유도하겠다는 의도에 다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장 사무총장 내지는 권력과 어떠한 커넥션이 있었는지 사법부도 이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즉각 밝혀야 한다"며 "그렇지 않고 구렁이 담 넘어가듯 은근슬쩍 넘어간다면 국민은 더 이상 이 정권과 사법부를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고 대법원의 공식 해명을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야당들의 총공세에 일절 대응하지 않고 있으나, 내부적으론 장 사무총장의 '가벼운 입'에 따가운 눈총을 보내며 벙어리 냉가슴 앓듯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장 사무총장 발언 때문에 논란에 휘말린 대법원이 은평구 재보선 판결을 늦추면서 이재오 전 의원의 10월 재보선 출마가 사실상 무산된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는 등 파문이 전방위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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