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이인규 "수뢰사건 수사에 책임론이라니?"
"중수부 폐지, 도저히 수긍할 수 없다"
이 중부수장은 퇴임사에서 이날 오전 서초동 대검찰청사에서 행한 퇴임식에서 "최근의 사태로 검찰이 여러가지 시련에 직면해 있다"며 "수뢰사건 수사 중 예기치 못한 불행한 일이 발생했다고 해서 수사팀에 사리에 맞지 않는 비난과 책임론을 제기하는 것은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노 전 대통령 수사가 '수뢰사건 수사'였음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중수부 폐지까지 거론되는 것은 도저히 수긍할 수가 없다"며 일각의 중수부 폐지론에 강력 반발하며 "어려운 시기일수록 사태의 원인과 본질에 대한 냉철한 분석을 통해 정확한 대책을 수립해야지, 시시각각 변하는 세평에 휘둘리거나 임기응변으로 대처하는 것은 지혜로운 사람들이 취할 태도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더 나아가 "부정부패 척결은 당위의 문제일 뿐 이념의 문제가 아니다. 부정부패 척결에 있어서 보수와 진보의 목소리가 다를 수 없다. 부정부패에 대해 관대한 사회는 문명사회라고 할 수 없으며, 미개사회나 다름없기 때문"이라며 "안타깝게도 아직 우리 사회에는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신념이 확고하게 자리 잡지 못한 것 같다"며 자신에 대한 진보진영의 비판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검찰의 역사는 불의와의 투쟁의 역사"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사리사욕을 위해 정의를 짓밟는 범죄자들과 이들이 저지른 불의로 고통 받는 선량한 피해자들이 우리검찰을 기다리고 있다. 불의와 부정부패에 대한 투쟁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퇴임사 전문.
이인규 중수부장 퇴임사
사랑하는 검찰 가족 여러분! 저는 오늘 여러분과 작별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난 25년 동안 너무도 과분한 사랑을 받았는데, 미처 그 보답을 다 하지 못하고 나가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 금할 길 없습니다. 그동안 도와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공직에 있었던 동안 보람차고 가슴 뿌듯한 일들이 많았지만, 저는 우리나라 부정부패 척결의 중추인 대검찰청 중수부장으로 공직을 마감할 수 있게 된 것을 가장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잘 알고 계시듯이 최근에 있었던 일련의 사태로 인해 검찰이 여러 가지 시련에 직면해 있습니다. 하지만 수뢰사건 수사 중 예기치 못한 불행한 일이 발생하였다고 하여, 수사팀에 대해 사리에 맞지 않는 비난과 책임론을 제기하는 것은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욱이 중수부 폐지까지 거론되는 것은 도저히 수긍할 수가 없습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사태의 원인과 본질에 대한 냉철한 분석을 통해 정확한 대책을 수립하여야 합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세평에 휘둘리거나 원칙에 벗어난 임기응변으로 대처하는 것은 지혜로운 사람들이 취할 태도가 아닙니다. 특히 법과 원칙을 세우고 정의를 수호하는 것을 본연의 임무로 하는 검찰로서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검찰 가족 여러분! 부정부패 척결은 당위의 문제일 뿐 이념의 문제가 아닙니다. 부정부패 척결에 있어서 보수와 진보의 목소리가 다를 수 없습니다. 부정부패에 대해 관대한 사회는 문명사회라고 할 수 없으며, 미개사회나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안타깝게도 아직 우리 사회에는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신념이 확고하게 자리 잡지 못한 것 같습니다.
검찰 가족 여러분! 검찰의 역사는 불의와의 투쟁의 역사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사리사욕을 위해 정의를 짓밟는 범죄자들과 이들이 저지른 불의로 고통 받는 선량한 피해자들이 우리검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불의와 부정부패에 대한 투쟁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국민이 우리 검찰에게 부여한 사명이요, 존재이유입니다.
사랑하는 검찰 가족 여러분! 저는 지금 25년 동안 사랑하던 연인과 헤어지는 심정입니다. 저는 오늘 정든 검찰을 떠나지만, 저의 마음은 항상 여러분과 함께 할 것입니다. 여러분의 앞날에 건강과 행운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9. 7. 14.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이인규 올림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