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10월에 '양산대첩' 만들자"
양산 재보선, 범여권 3파전 속 문재인-김두관 카드 급부상
최근 민주당이나 노무현 전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구호다. 오는 10월28일 재보선이 치러질 경남 양산에 야권의 거물급 인사를 내보내, 이곳에 출마할 한나라당의 박희태 대표를 보기 좋게 꺾어보자는 얘기다. 양산에서 박희태 대표를 낙마시키면 그 기세를 내년 지방선거까지 몰고 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구상인 셈이다.
사실상 양산은 박희태 대표에게 결코 녹록치 않은 지역이다. 양산은 박 대표의 지역구가 아니다. 그의 지역구는 남해.하동이다. 양산 입장에서 보면 그는 연고지가 없는 철새다. 그러다 보니 지역내 반발이 만만치 않다.
실제로 지난 총선때 친박 무소속연대로 출마했던 유재명 책임연구원이 6일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무소속 출마' 방침을 밝히고 나섰다. 양산이 고향인 유 연구원은 지난 총선에서 33.07%의 득표율로 한나라당 허범도 당선자에 불과 3천865표 차로 석패한 바 있다.
여기에다가 지난번 공천을 받지 못해 분루를 삼켜야 했던 김양수 국회의장 비서실장도 출마를 적극 검토중이다. 범여권만 해도 치열한 3파전 양상이다.
여기에다가 민주당은 양산을 10월 재보선의 최대 격전지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후 달라진 지역정서를 적극 공략하면, 범여권의 분열상 속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또 이렇게 10월 양산 선거에서 승리를 거두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 경남도지사도 노려볼 만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이미 지난 2일 평화방송과의 인터뷰에선 “이제 이길 수 있는 인물을 내보내겠다”고 선전포고를 한 상태다.
민주당은 내부적으로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 송인배 전 청와대 비서관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나 1순위는 문재인 전 실장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세균 대표의 한 측근은 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 대표 발언과 관련, “10월 양산 재선거에 문재인 전 실장을 영입해 출전시키겠다는 얘기들”이라고 말했다. 문 전 실장의 주소지는 양산시 매곡동이며, 정 대표는 최근 문 전 실장에게 사람을 보내 양산 출마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정 대표는 오는 10일 노무현 전대통령 49재가 끝나면 친노진영 등과 만나, 본격적으로 10월 재보선 및 내년 지방선거 전략과 대통합 그림을 짠다는 방침이다.
문재인 전 실장이 과연 양산에 출마할지는 미지수다. 그는 아직 "정치에 관심없다"는 종전 입장을 바꾼 바 없다. 또한 일각에서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문 전 실장이 허남식 부산시장과도 접전 상태로 조사되면서, 양산 재보선보다는 부산시장 선거에 나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그 대신 김두관 전 장관 등이 양산에 출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권에서 누가 나오든 양산은 10월 재보선의 최대 격전지가 될 것이란 점은 분명하다는 게 정가의 지배적 관측이다. 양산 재보선 당선후 국회의장이 되겠다는 꿈을 갖고 있는 박희태 대표의 앞길은 결코 평탄치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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