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으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이로써 사상 첫 남북한 동반 월드컵 본선 진출이 확정됐다.

북한은 18일 새벽(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킹파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10년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8차전서 0-0으로 비겼다.

몇시간 앞에 펼쳐진 경기에서 한국이 이란과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비기기만 해도 본선에 진출하게 된 북한은 처음부터 수비중심의 전술을 폈다. 이에 맞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사우디는 처음부터 거세게 몰아붙였지만 북한의 밀집수비와 골키퍼 리명국의 선방에 막혀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북한은 후반 들어 홍영조, 문인국, 정대세를 빼고 수비라인을 한층 강화한 뒤 사우디의 폭풍 공세를 철저히 봉쇄했다. 결국 경기의 끝을 알리는 주심의 휘슬이 울리면서 북한 선수단은 44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에 눈물을 흘리며 감격을 숨기지 못했다. 관중들도 일제히 운동장으로 뛰어 들어와 기쁨을 함께 했다.

북한은 이로써 최종예선 전적 3승 3무 2패 승점 12점(골득실 +2)을 기록, 같은 전적의 사우디(3승 3무 2패 승점 12점 골득실 +0)와 승점에서 동률을 이웠으나 골득실에서 앞서며 조 2위를 차지, 지난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이후 실로 44년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다시 밟게 됐다.

북한의 월드컵 본선행 성공으로 국내외적인 관심이 집중됐던 남북한의 월드컵 동반 진출이 성사됐다.

한편 홈에서 열린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북한과 비겨 B조 3위로 월드컵 본선 직행이 좌절된 사우디는 A조 3위를 차지한 바레인과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의 아시아 플레이오프에 진출, 월드컵 본선행 막차 티켓이 걸린 아시아-오세아니아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