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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강원도는 죽기 좋은 곳 아닌 살기 좋은 고장"

"동반자살은 우리 사회에 울리는 경종"

"그때 죽었으면 얼마나 억울할 뻔 했어?"

강원 화천에 터를 잡고 작품활동 중인 소설가 이외수(63) 씨가 최근 청소년층의 `연쇄 동반자살'이 잇따르고 있는 사회적 현상에 대해 "10대와 20대는 인생을 준비하는 기간이므로 조바심을 낼 필요가 없다"라고 조언했다.

그는 "나도 젊은 시절에는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워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현재의 모습으로 인생 전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면서 "당장 내일이라도 동쪽에서 귀인이 나타날 수 있는 게 아니냐"라고 말했다.

지난 8일 정선에서 남녀 4명이 함께 목숨을 끊은 것을 시작으로 강원에서 4월 한달 간 청소년층 15명을 포함한 21명이 동반자살을 시도해 14명이 사망했으며 이 가운데 10, 20대는 8명이 숨져 57%에 달했다.

이외수 씨는 이 같은 동반자살 풍조에 대해 "극단적인 외로움의 표현"이라고 설명하면서 "외로운 나머지 생판 모르는 사람들끼리 `같이 죽자'는 동맹을 급조하지만 결과는 더 초라하고 쓸쓸할 뿐"이라고 혀를 찼다.

또 기성세대와 사회의 조급증을 질책하기도 했다.

"10대에 좋은 대학을 들어가고 20대에 대기업에 입사하지 못하면 인생이 끝나는 것처럼 야단을 떨 필요가 없어요. 젊은 애들이 기성세대로부터 이렇게 독촉을 당하니까 조바심이 나서 끝까지 살아보기도 전에 죽는 게 아닙니까?"

그는 이어 "동반자살 사태가 우리 사회에 울리는 경종"이라며 "기성세대는 경쟁과 물질만을 강조하지 말고 인성과 정서를 위한 교육을 제공해야 하며, 청소년층은 좀 더 적극적으로 희망을 찾아나서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절망과 우울에 가득 찬 젊은이들도 우리나라의 미래입니다. 살기좋은 세상은 돈으로만 이루어지지 않아요. 경제보다 양심과 도덕을 먼저 회복해 서로 배려한다면 자살이 아니라 자생으로 가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는 또 "강원도는 죽기 좋은 고장이 아니라 살기 좋은 고장"이라면서 "강원도에 와서 자연을 가까이 하며 정서를 가꾸고 이웃들과 함께 나누면서 살아간다면 우울할 겨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26 9
    지나가다

    살기 좋은 곳이 죽기도 좋은 곳
    살기 좋은 곳이 죽기도 좋은 곳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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