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중앙> 이번에도 어디 딴지 걸어봐"
구독료 인상 추진, <중앙>도 삼성 지원 중단으로 뒤따를듯
2년 전 <중앙일보>의 물량 공세에 밀려 눈물을 머금고 신문구독료를 한 부당 4천원이나 대폭 인하해 그후 경영난에 시달려야 했던 <조선일보>가 금명간 신문구독료를 20% 인상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는 삼성의 지원이 사실상 끊긴 <중앙일보>도 구독료를 함께 인상할 것으로 알려져, 곧 모든 신문의 구독료가 인상될 전망이다.
그러나 신문구독료 인상은 가뜩이나 감소 추세인 신문구독층의 감소를 더욱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아, 과연 구독료 인상이 신문업계에 약이 될 지 독이 될 지는 좀더 지켜볼 일이다.
1.4분기 광고 불황에 <조선일보> 구독료 인상 추진
1일 신문업계에 따르면, 1.4분기(1~3월) 신문업계는 지난해말의 "소비가 살아나니 올해 광고상황은 나아지지 않겠냐"는 업계의 기대를 깬 예상밖 광고불황으로 고전을 해야 했다.
경영난은 <조선일보> 등 메이저신문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메이저신문의 경우 "매달 조중동 유가부수가 10만부씩 줄어들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돌 정도로 심각한 부수감소와 광고불황이 맞물려 신문사들의 경영을 크게 압박했다.
<조선일보>는 지난해말 고액연봉을 받아가던 경력기자들을 십수명 감원하고 분사를 통해 정규직 숫자를 대폭 줄이는 등 대대적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초 예상보다 광고 수입이 밑돌자, 신문구독료 인상을 적극 검토하기 시작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현재 월 1만원인 신문구독료를 2천원 인상할 경우 본사로 들어오는 구독료 수입은 연간 1백37억원이 늘어난다. 국내신문들 가운데 최대 유가부수를 확보하고 있는 데 따른 반사이익이다.
그러나 이처럼 뻔히 보이는 경영개선책에도 불구하고 <조선일보>가 선뜻 구독료 인상을 결정하지 못하게 만드는 장애는 <중앙일보>다. <동아일보> 등 다른 신문들은 <조선일보>가 구독료를 올릴 경우 동반인상할 게 확실하다. 그러나 <중앙일보>가 과연 구독료 인상에 동참할 지는 미지수였다. 2년전 신문전쟁의 도발자가 다름아닌 <중앙일보>였기 때문이다.
<조선일보> 치를 떨게 한 2004년 신문전쟁
2004년 신문전쟁의 포문은 <중앙일보>가 열었다. <중앙일보>는 설 연휴 직전인 2004년 2월16일 앞으로 구독료를 자동납부하는 독자에게 현재 월 1만2천원인 구독료를 1만원으로 낮추겠다고 선포했다.
<중앙일보>는 사고를 통해 "물가는 오르고 일자리는 줄고...안팎으로 경제가 어렵다. 중앙일보는 가계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고자 자동납부하는 독자에게 구독료를 낮춰주기로 했다"며 "오르기만 하던 구독료 인하는 국내신문 역사상 처음"이라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신규-기존독자 모두에게 오는 4월27일까지 1백일동안 자동납부를 하면 구독료를 낮춰주겠다"며, 이같은 내용을 중앙일보 온-오프라인은 물론, 메트로 등 무가지와 포털사이트, 케이블TV 등을 통해 대대적인 광고공세를 폈다.
<중앙일보>는 당시 사고를 통해 이번 구독료 인하가 조선일보를 겨냥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 신문은 "중앙일보를 2년 구독할 경우 월 1만원X24=24만원으로 A신문의 월 1만4천원X24=33만6천원과 비교할 때 9만6천원이 절약된다"고 밝혔다. 여기서 A신문이란 전 해 11월 신문사 가운데 유일하게 월 구독료를 1만2천원에서 1만4천원으로 인상했던 <조선일보>를 가리킨 것으로, 누가 보기에도 분명한 '대(對)조선일보 전쟁 선언'이었다.
예기치 못한 <중앙일보>의 기습을 받은 <조선일보>의 대응은 그로부터 나흘 뒤 나왔다. <조선일보>는 20일 '조선일보 구독료 인하'라는 사고를 통해 "4월30일까지 앞으로 1백일동안 조선일보 자동이체를 신청하면 월 1만4천원인 구독료를 2천원 인하와 함께 추가로 2천원을 할인, 월 1만원에 구독할 수 있다"며 구독료 4천원 인하 방침을 밝혔다. <조선일보>는 이어 "보고는 싶은데...비싸다고요? 품질이 좋은 신문이 비싸다는 편견을 버리십시오. 조선일보는 판촉비를 대폭 줄여 보다 합리적으로 구독료를 낮췄습니다.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신문 조선일보를 즐거운 가격에 보십시오"라고 덧붙였다. 말 그대로 <중앙일보> 뒤를 그대로 따라가는 '울며 겨자먹기'였다.
판매부수 1위신문인 <조선일보>는 그동안 구독료 인상을 주도해왔다. 지난 2002년 3월 월 구독료 1만원에서 1만2천원으로 올려 다른 신문들의 구독료 인상 러시를 몰고 온 것도 조선일보였고, 2003년 11월에는 광고불황에 따른 경영난 타개 차원에서 또다시 1만2천원이던 구독료를 1만4천원으로 인상하자 한층 경영난이 심각했던 다른 신문들도 구독료 인상을 적극 검토하던 중이었다.
그러던 와중에 <중앙일보>가 정반대로 구독료 인하 공세로 나오자, <조선일보>가 받은 충격은 컸다. 월 구독료 1만4천원을 전제로 짜놓았던 올해 경영계획에 심대한 타격이 가해졌다. 더욱이 확인결과 <중앙일보>는 구독료를 8천원으로까지 내릴 공격 계획을 갖고 있었다.
<조선일보>는 즉각 삼성그룹에 압박을 가했다. 구독료 인하라는 <중앙일보>의 물량공세 이면에는 삼성측의 자금 지원이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실제로 당시 신문업계에는 "<중앙>이 신문업계 1위 차지를 위해 삼성에서 수천억원을 빌어다 쓰기로 약정을 맺었다"는 이야기 등이 나돌았다. 실제로 홍석현 당시 <중앙일보> 회장은 다른 신문사 사장들과의 간담회에서 "(구독료 할인 안내) TV광고는 <조선일보>에서 삼성그룹을 통해 압력을 가해와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 "더이상 <중앙일보> 지원 없다"
2004년의 악몽같은 경험 때문에 <조선일보>는 구독료 인상 방침을 정하고도 <중앙일보>의 동향을 예의주시했다. <중앙일보>가 구독료 인상 대열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조선일보>의 유가부수가 줄어드는 등 부작용이 생겨날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조선일보>는 삼성그룹과 <중앙일보>의 관계를 예의주시한 것으로 알려진다. 올 들어 삼성그룹을 비판하는 기사가 <조선일보>에 적잖이 실렸던 것도 이런 탐색전의 일환이었다는 이야기도 나돌고 있다.
그 결과, 삼성과 <중앙일보>의 관계가 2년전과는 크게 달라졌다는 판단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홍석현 회장이 이건희 회장에게 8차례나 독대를 신청했다가 거절 당했다"는 첩보 등도 확인됐다.
아울러 "<중앙일보>가 먼저 구독료 인상을 하려 한다"는 첩보도 들어왔다. <중앙일보>의 경영난이 <조선일보> 이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실제로 한때 <조선일보>와 1위 다툼을 벌이던 <중앙일보>는 최근 유가부수가 <동아일보>를 약간 웃도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조선일보>는 사실상 구독료 인상 방침을 확정했으며, 그 시기만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마이너신문들 심드렁, 유가부수 감소 가속화할듯
이같은 <조선일보> 등 메이저신문의 구독료 인상 방침에 대해 마이너신문들의 반응은 심드렁하다.
한 마이너신문의 부사장은 "메이저신문들이야 유가부수가 많으니 구독료 인상이 경영난 해소로 이어질 수 있으나 마이너신문들의 경우는 그렇지 못하다"며 "마이너신문들에게는 유가지 발행 포기후 무가지 발행, 인터넷사업 강화 같은 보다 근원적인 해법이 모색돼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신문업계 관계자는 "신문업계의 구독료 인상은 곧바로 유가부수 감소로 이어지면서 '종이신문의 시대는 갔다'는 추세를 한층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는 "20~30대가 신문 대신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는 시대에 신문 구독료 인상은 미봉책은 될 수 있어도 결코 위기 타개책이 될 수는 없다"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하기 힘든 게 사양산업인 신문업계의 현주소"라고 탄식했다.
그러나 신문구독료 인상은 가뜩이나 감소 추세인 신문구독층의 감소를 더욱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아, 과연 구독료 인상이 신문업계에 약이 될 지 독이 될 지는 좀더 지켜볼 일이다.
1.4분기 광고 불황에 <조선일보> 구독료 인상 추진
1일 신문업계에 따르면, 1.4분기(1~3월) 신문업계는 지난해말의 "소비가 살아나니 올해 광고상황은 나아지지 않겠냐"는 업계의 기대를 깬 예상밖 광고불황으로 고전을 해야 했다.
경영난은 <조선일보> 등 메이저신문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메이저신문의 경우 "매달 조중동 유가부수가 10만부씩 줄어들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돌 정도로 심각한 부수감소와 광고불황이 맞물려 신문사들의 경영을 크게 압박했다.
<조선일보>는 지난해말 고액연봉을 받아가던 경력기자들을 십수명 감원하고 분사를 통해 정규직 숫자를 대폭 줄이는 등 대대적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초 예상보다 광고 수입이 밑돌자, 신문구독료 인상을 적극 검토하기 시작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현재 월 1만원인 신문구독료를 2천원 인상할 경우 본사로 들어오는 구독료 수입은 연간 1백37억원이 늘어난다. 국내신문들 가운데 최대 유가부수를 확보하고 있는 데 따른 반사이익이다.
그러나 이처럼 뻔히 보이는 경영개선책에도 불구하고 <조선일보>가 선뜻 구독료 인상을 결정하지 못하게 만드는 장애는 <중앙일보>다. <동아일보> 등 다른 신문들은 <조선일보>가 구독료를 올릴 경우 동반인상할 게 확실하다. 그러나 <중앙일보>가 과연 구독료 인상에 동참할 지는 미지수였다. 2년전 신문전쟁의 도발자가 다름아닌 <중앙일보>였기 때문이다.
<조선일보> 치를 떨게 한 2004년 신문전쟁
2004년 신문전쟁의 포문은 <중앙일보>가 열었다. <중앙일보>는 설 연휴 직전인 2004년 2월16일 앞으로 구독료를 자동납부하는 독자에게 현재 월 1만2천원인 구독료를 1만원으로 낮추겠다고 선포했다.
<중앙일보>는 사고를 통해 "물가는 오르고 일자리는 줄고...안팎으로 경제가 어렵다. 중앙일보는 가계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고자 자동납부하는 독자에게 구독료를 낮춰주기로 했다"며 "오르기만 하던 구독료 인하는 국내신문 역사상 처음"이라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신규-기존독자 모두에게 오는 4월27일까지 1백일동안 자동납부를 하면 구독료를 낮춰주겠다"며, 이같은 내용을 중앙일보 온-오프라인은 물론, 메트로 등 무가지와 포털사이트, 케이블TV 등을 통해 대대적인 광고공세를 폈다.
<중앙일보>는 당시 사고를 통해 이번 구독료 인하가 조선일보를 겨냥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 신문은 "중앙일보를 2년 구독할 경우 월 1만원X24=24만원으로 A신문의 월 1만4천원X24=33만6천원과 비교할 때 9만6천원이 절약된다"고 밝혔다. 여기서 A신문이란 전 해 11월 신문사 가운데 유일하게 월 구독료를 1만2천원에서 1만4천원으로 인상했던 <조선일보>를 가리킨 것으로, 누가 보기에도 분명한 '대(對)조선일보 전쟁 선언'이었다.
예기치 못한 <중앙일보>의 기습을 받은 <조선일보>의 대응은 그로부터 나흘 뒤 나왔다. <조선일보>는 20일 '조선일보 구독료 인하'라는 사고를 통해 "4월30일까지 앞으로 1백일동안 조선일보 자동이체를 신청하면 월 1만4천원인 구독료를 2천원 인하와 함께 추가로 2천원을 할인, 월 1만원에 구독할 수 있다"며 구독료 4천원 인하 방침을 밝혔다. <조선일보>는 이어 "보고는 싶은데...비싸다고요? 품질이 좋은 신문이 비싸다는 편견을 버리십시오. 조선일보는 판촉비를 대폭 줄여 보다 합리적으로 구독료를 낮췄습니다.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신문 조선일보를 즐거운 가격에 보십시오"라고 덧붙였다. 말 그대로 <중앙일보> 뒤를 그대로 따라가는 '울며 겨자먹기'였다.
판매부수 1위신문인 <조선일보>는 그동안 구독료 인상을 주도해왔다. 지난 2002년 3월 월 구독료 1만원에서 1만2천원으로 올려 다른 신문들의 구독료 인상 러시를 몰고 온 것도 조선일보였고, 2003년 11월에는 광고불황에 따른 경영난 타개 차원에서 또다시 1만2천원이던 구독료를 1만4천원으로 인상하자 한층 경영난이 심각했던 다른 신문들도 구독료 인상을 적극 검토하던 중이었다.
그러던 와중에 <중앙일보>가 정반대로 구독료 인하 공세로 나오자, <조선일보>가 받은 충격은 컸다. 월 구독료 1만4천원을 전제로 짜놓았던 올해 경영계획에 심대한 타격이 가해졌다. 더욱이 확인결과 <중앙일보>는 구독료를 8천원으로까지 내릴 공격 계획을 갖고 있었다.
<조선일보>는 즉각 삼성그룹에 압박을 가했다. 구독료 인하라는 <중앙일보>의 물량공세 이면에는 삼성측의 자금 지원이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실제로 당시 신문업계에는 "<중앙>이 신문업계 1위 차지를 위해 삼성에서 수천억원을 빌어다 쓰기로 약정을 맺었다"는 이야기 등이 나돌았다. 실제로 홍석현 당시 <중앙일보> 회장은 다른 신문사 사장들과의 간담회에서 "(구독료 할인 안내) TV광고는 <조선일보>에서 삼성그룹을 통해 압력을 가해와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 "더이상 <중앙일보> 지원 없다"
2004년의 악몽같은 경험 때문에 <조선일보>는 구독료 인상 방침을 정하고도 <중앙일보>의 동향을 예의주시했다. <중앙일보>가 구독료 인상 대열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조선일보>의 유가부수가 줄어드는 등 부작용이 생겨날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조선일보>는 삼성그룹과 <중앙일보>의 관계를 예의주시한 것으로 알려진다. 올 들어 삼성그룹을 비판하는 기사가 <조선일보>에 적잖이 실렸던 것도 이런 탐색전의 일환이었다는 이야기도 나돌고 있다.
그 결과, 삼성과 <중앙일보>의 관계가 2년전과는 크게 달라졌다는 판단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홍석현 회장이 이건희 회장에게 8차례나 독대를 신청했다가 거절 당했다"는 첩보 등도 확인됐다.
아울러 "<중앙일보>가 먼저 구독료 인상을 하려 한다"는 첩보도 들어왔다. <중앙일보>의 경영난이 <조선일보> 이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실제로 한때 <조선일보>와 1위 다툼을 벌이던 <중앙일보>는 최근 유가부수가 <동아일보>를 약간 웃도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조선일보>는 사실상 구독료 인상 방침을 확정했으며, 그 시기만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마이너신문들 심드렁, 유가부수 감소 가속화할듯
이같은 <조선일보> 등 메이저신문의 구독료 인상 방침에 대해 마이너신문들의 반응은 심드렁하다.
한 마이너신문의 부사장은 "메이저신문들이야 유가부수가 많으니 구독료 인상이 경영난 해소로 이어질 수 있으나 마이너신문들의 경우는 그렇지 못하다"며 "마이너신문들에게는 유가지 발행 포기후 무가지 발행, 인터넷사업 강화 같은 보다 근원적인 해법이 모색돼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신문업계 관계자는 "신문업계의 구독료 인상은 곧바로 유가부수 감소로 이어지면서 '종이신문의 시대는 갔다'는 추세를 한층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는 "20~30대가 신문 대신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는 시대에 신문 구독료 인상은 미봉책은 될 수 있어도 결코 위기 타개책이 될 수는 없다"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하기 힘든 게 사양산업인 신문업계의 현주소"라고 탄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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