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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된 125조원어치 미국채권 '진짜'일까

가짜 위조일 가능성 높으나 경찰 진위 수사중

진품 여부가 불투명한 천문학적 액수의 미국 채권이 범죄 수사 과정에서 발각돼 경찰이 채권 출처 및 국제 범죄조직 연루 가능성 등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에 나섰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24일 미국 정부가 발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화 5억달러 규모의 채권 249장(한화 125조원 상당)을 절도 사건의 장물로 압수해 출처와 진위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액면가 5억달러로 A4 용지 크기인 이 채권은 미국 연방정부가 지급 보증한다는 문구와 함께 달러 표시가 들어 있으며 연둣빛을 띄고 있다.

경찰은 관내의 강도 사건을 수사하던 중 용의자들이 천문학적 액수가 든 철제가방을 훔쳐 도망 다니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 잠복 수사를 벌인 끝에 이달 21일 배모(56)씨와 추모(56)씨를 검거해 문제의 채권 가방을 압수했다.

배씨는 올해 5월 27일 오전 8시30분께 서울 관악구 신림동 T모텔에 투숙한 피해자 김모(47)씨가 잠이 든 틈을 타 객실에 침입해 미화 5억달러 규모의 채권 250장이 든 철제 서류가방을 훔친 혐의로, 추씨는 배씨에게 범행을 사주한 혐의로 둘 다 구속됐다.

조사결과 채권 등 거래관계로 평소 배씨와 알고 지내던 추씨는 김씨가 125조원 상당의 채권이 든 가방을 들고 다닌다는 사실을 알고 접근해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배씨와 추씨가 마약조직이나 국내외 폭력조직과 연루됐는지를 조사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그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여관에서 가방을 잃어버린 김씨로부터 "채권이 든 철제 가방을 주웠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나 이 발언의 신빙성이 매우 약하다고 보고 김씨와 주변인물 등을 상대로 습득 경위와 채권의 정확한 출처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재정경제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채권 감정을 의뢰해 진품 여부를 확인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시중에서 유통되는 것으로 보기에는 액수가 너무 커서 가짜일 가능성이 있지만 진짜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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