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힐을 '방북특사'로 즉각 파견하라
<기고> 한반도에 상상을 초월할 '위기의 먹구름' 몰려와
부시는 크리스토퍼 힐을 방북특사로 파견해야 한다
한반도의 북한 대포동 미사일 위기가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북한이 미사일 시험 발사를 강행할 경우에, 미국은 지상배치 미사일 요격 시스템을 실험 모드에서 실전모드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을 심각히 고민하고 있다.
만일 미국이 이를 실전모드로 전환할 경우엔 한반도로 불어 닥칠 위기의 먹구름은 우리의 상상을 벗어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한반도의 평화는 깨질 지도 모른다.
미국은 이제 북한과 직접 대화에 나서야 한다.
북한은 그동안 몇 번에 걸쳐 미국과 대화를 시도해 왔다.
달러 위폐 문제가 발생된 이래 북한은 지난 3월 7일 이근 외무성 북미국장을 미국으로 파견하여 위폐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 비상설 협의체 구성을 미측에 제안했으나, 미국은 이를 거절했다.
지난 4월 9~13일에 일본 도쿄에서 있은 동북아시아 협력대화에 참여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외상은 크리스토퍼 힐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와 대화를 요구했으나 이 또한 거절당했다.
그런 이후 북한은 지난 6월 1일 북한 외무성의 공식 발표를 통해 미국측 수석 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의 방북을 재차 초청한다는 공식 발표를 했다.
미국은 지금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 힐에 대한 초청은 두번째 초청이다. 북한은 지난 2005년 10월에 힐 차관보의 방북을 초청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미측이 북한에게 "영변 핵 원자로 가동을 중단하라"는 요구를 했고 북한이 이를 거절함에 따라 방북이 무산되었다.
그러나 북한은 이번 6월 1일자 힐 차관보의 초청을 하면서는 다른 입장을 내놨다. 북한은 "핵포기에 대한 전략적 결단을 이미 내렸다"고 밝혔고, " 이것은 지난 9.19 6자회담 공동성명에 이미 반영되었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이제 미국이 북한의 대화 요구에 응해서 북측의 입장을 들어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힐 차관보가 방북해야 한다.
그동안 힐 차관보는 자신이 방북을 원했고, 필요하다면 북한의 지도자를 만나 핵문제 해결에 대한 입장을 듣고 싶다고 말해 왔다.
그런데 한반도에 미사일 위기의 먹구름이 몰려 오고 있는데도 왜 힐 차관보는 방북하지 않는가? 왜 미국은 북한과 대화를 시도하지 않은가?
부시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험을 막기 위해 고이즈미 일본 수상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그리고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연쇄 대화를 했다.
그러나 정작 북한과는 직접적인 대화시도를 꺼리고 있다.
미사일 발사 주체는 북한이다. 부시 대통령이 협조 요청을 한 주변국가들이 아니다.
주변국가들의 지도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북한이 미사일 발사시험을 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넣어 달라는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그러한 노력이면 미국은 북한과 직접 대화를 하면 된다.
대포동 미사일의 발사 주체는 북한이지 주변국가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은 왜 북한과는 직접 대화를 꺼리면서 주변국가들만 맴돌고 있는가?
부시 대통령이 북한과 직접 대화를 시도하지 않고 꺼리고 있는 것은 자칫 주변국들로부터 이런 오해를 받을 수 있다.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과 핵문제를 해결할 의지도 전략도 없는 것으로.
재차 말하지만 미국이 주변국가들의 지도자들에게 전화하는 노력의 십분의 일만이라도 들여 북한과 직접 대화를 한다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험문제는 쉽게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
미국이 북한을 지나치게 마치 퇴로도 남기지 않고 토끼몰이 하듯이 고립시켜 나간다면 북한은 탈출구를 모색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그 비상구가 바로 이번 대포동 미사일 발사 시험인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15일 칼 레빈과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부시 대통령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제안한 내용인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단일하게 조정된 대통령의 전략을 개발해야 하며, 고위급 대북특사를 임명해야 할 것"이라는 제안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즉각 행동에 옮겨야 할 것이다.
그 일환으로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를 특사로 방북시켜야 한다.
그는 이미 몇 번에 걸쳐 본인도 방북의사를 밝혔고, 북한도 두번이나 그를 초청한 바가 있기 때문이다. 부시대통령이 이런 조치를 취하지 않게 될 경우, 결국 많은 주변국들은 부시 대통령이 한반도와 동북아에서의 위기를 의도적으로 즐기고 있는것으로 오해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재차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의 방북을 촉구한다.
필자 소개
김대중 정부 초대 국정상황실장을 맡았던 장성민씨는 현재 평화방송 시사프로그램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를 진행하는 동시에, 세계와 동북아 평화포럼 대표를 맡고 있는 한반도문제 전문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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