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일심회 출당 방침에 자주파 강력 반발

가족대책위, 제명 반대 기자회견 "마녀사냥식 종교재판"

심상정 비대위의 이른바 ‘일심회’ 관계자 출당 조치를 놓고 자주파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서 오는 2월 3일 임시당대회의 혁신안 가결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가족대책위 “진보정당 본질 훼손하는 정치공세”

출당 조치 대상자인 최기영 전 사무부총장, 이정훈 당원의 가족 등 일심회 가족대책위는 30일 오후 문래동 민노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보정당의 본질을 훼손하는 정치적 공세”라며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민주노동당의 비상대책위는 공안기관의 주장만을 근거로 연행당시부터 일관되게 기소내용을 부인하고 있는 당원의 주장은 무시했다”며 “이는 당원을 보호할 당의 의무를 저버린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정훈 당원의 부인 구선옥씨는 “불행하게도 세 명의 피해자들에게 간첩혐의가 유죄라는 판결이 내려졌다”며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판결이었지만 저 거대한 사법부를 상대로 힘없는 저희 가족들이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구씨는 “그런데 이제는 십년에 가까운 세월을 함께한 민주노동당에서까지 당원에서 제명을 시키겠다고 한다”며 “이정훈 당원은 모든 간첩 혐의가 무혐의 판결났고 최기영 당원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데 왜 제명당해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구씨는 “대법원의 황당한 판결을 근거로 당 비대위에서 두 당원을 제명시킨다고 하니 기가 막힐 뿐”이라며 “당 외부에서 수구보수세력들이 하는 말들은 귀담아 들으면서 당우너들이 가슴으로 외치는 진실에 왜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인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변호인단 “비대위, 악법에 기댄 마녀사냥식 종교재판 재연하고 있다”

두 당원의 출당을 주장했던 이덕우 변호사를 제외한 가족대책위 변호인단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비대위의 제명 조치 이유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승교 대책위 변호사는 “일심회 사건의 변호인들로 국가권력과의 싸움을 진보정당 안에서 다시 해야 하는 것이 가슴 아프다”며 “사상의 자유를 역설하는 정당이 그 자유를 갖고 국보법의 희생양을 만들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김 변호사는 “당 지도부의 평가는 악법에 기댄 마녀사냥식 종교재판의 재연”이라며 “비대위 판단의 근거가 된 문건 유출은 최기영씨가 작성한 것이 아니며 본인도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비대위는 두 당원에 대한 제명 조치를 결정하면서 본인들에게 단 한번의 소명기회도 주지 않았다”며 “최소한의 공정한 조사와 소명 기회 없이 내려진 결론은 절차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주파 핵심인사인 김창현 전 사무총장도 이날 CBS '뉴스레이다‘와 인터뷰에서 “일심회 사건 관련자 출당의 문제는 사실상 진보 정당으로서의 가치와 정체성을 전면으로 부정하는 일”이라며 “자주파의 모든 활동을, 편향적 친북이라고 딱지 붙이는 정치 공세 측면이 굉장히 강하다”고 비판했다.

김 전 사무총장은 또 “당권 투쟁의 일환일 수도 있다. 실제로 그동안 다수파인 자주파가 활동해온 내용 전체에 대한 전면 부정”이라며 “안 받아들여지면 불신임이다, 이런 주장을 하는데 굉장히 무책임하고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비대위 “원안 수정 없다, 대의원들이 판단할 문제”

민주노총, 전농, 전여농, 전빈련, 한청 등 자주파 계열의 당내 배타적 지지단체들도 31일 기자회견을 갖고 종북주의 논쟁 중단을 요구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두 당원의 출당 조치에 대한 비대위의 입장은 확고하다. 비대위는 자주파가 이 사안을 국가보안법 문제로 몰고 가는 것을 비판하며 당원 정보 문건 유출에 대한 당헌.당규 위반 여부를 당대회에서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자주파가 국가보안법을 갖고 두 당원의 당헌.당규 위반 문제를 덮으려고 하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당원정보 문건을 유출한 것이지 국가보안법에 대한 태도가 아니고 그 부분은 대의원들이 결정할 사항”이라고 반박했다.

비대위는 31일로 예정된 당원 설명회에서도 이 부분을 강조하며 혁신안을 원안대로 상정한다는 방침이라 자주파와 비대위의 갈등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는 조만간 최기영 전 사무부총장이 작성했다는 문건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자주파의 한 관계자는 “당대회전까지 설득할 수 있는 부분은 설득하겠지만 수정동의안을 통과시키는 한이 있어도 원안 가결은 안될 것”이라며 “당이 깨지는 기로에 서있다고 타협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최병성 기자

관련기사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