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계 20여명 세 과시. "묘한 시기에 묘한 모임"
'김건희 문제' 확산에 우려. 윤-한 갈등 더욱 증폭될듯
한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 한 중식당에서 친한계 의원 20여명과 비공개 만찬을 함께했다. 만찬은 오후 6시부터 8시30분까지 2시간30분 가량 진행됐다.
사전에 만찬 장소와 시간은 비밀에 붙여져, 강남의 한 식당으로 만찬 장소를 잡았다가 언론에 노출되자 서둘러 장소를 바꾸기도 했다.
만찬에는 당내 최다선인 6선 조경태 의원을 비롯해 장동혁, 진종오 최고위원, 서범수 사무총장 등과 송석준 김형동 박정하 배현진 김예지 고동진 김건 김상욱 김소희 김재섭 박정훈 우재준 유용원 정성국 주진우 한지아 의원 등이 참석했다. 현역 의원은 아니지만 친한계인 김종혁 최고위원도 자리했다.
친윤 진영이 "친한계는 10명도 안된다"고 일축해온 데 대한 세 과시인 셈.
음주를 하지 않는 한 대표는 콜라잔을 들고 참석자들이 앉아 있는 테이블을 옮겨 다니며 일일이 건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원들은 고량주를 마셨다.
만찬에서는 김건희 여사 문제가 전방위로 확산되는 데 대한 우려가 나왔던 것으로 알려진다.
한 대표는 "진짜 위기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참석자들도 공감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 대표는 이어 "내가 열심히 앞장서서 하겠다"며 "물러나지 않겠다. 믿고 따라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음에도 용산 대통령실이 김 여사 사과 등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데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고, 최근 김건희 특검법 표결에서 4명의 이탈표가 나온 데 대한 위기감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을 계속 묵살하고 한 대표를 뺀 원내대표단과 만찬을 하는 등 '패싱'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친한계 20여명이 집결하면서 윤-한 갈등은 더욱 증폭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친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우리당 새로운 계파가 모여 회식한다는 뉴스를 보고
그 계파에 속하는 국회의원들이 문득 불쌍해진다"며 "대선후보 경선때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를 선택하면 될 것을,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은 정치 초년생 밑에서 미리부터 무얼 하겠다고 무리지어 다니는지"라며 한 대표와 친한계를 싸잡아 비난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때처럼 바른정당 만들려고 하는지, 아니면 몇명을 무기로 대통령을 협박 하려는 건지"라며 "묘한 시기에 묘한 모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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