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고래 개발 첫 회의…포스코인터·SK E&S·GS에너지 참여
안덕근 "국익 극대화 원칙…국내외 기업 투자 반드시 필요"
정부는 '대왕고래'를 비롯한 유망구조(석유·가스가 묻혀 있을 가능성이 큰 지질 구조) 시추 과정부터 '국익 극대화'를 원칙으로 국내외 투자를 적극 유치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12월부터 최소 5개의 시추공을 뚫어 석유·가스 매장을 확인하는 탐사 비용만 5천억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만큼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사업 성공 가능성은 높이기 위해서다.
아울러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 민간 기업의 투자 유치 방침을 밝힌 가운데 포스코인터내셔널, SK E&S, GS에너지 3사가 이날 전략회의에 참석, 사업에 관심을 보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1일 서울 종로구 석탄회관에서 안덕근 장관 주재로 관계 부처, 국책 연구기관, 유관 학회, 자원 공기업, 민간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전략회의'를 열어 사업 추진 현황을 공유하고 시추 계획, 제도 개선, 투자 유치 방안 등을 논의했다.
정부가 세부 참석자 명단을 공개하지 않은 가운데 연합뉴스 취재 결과 이날 회의에는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해양수산부, 외교부, 행정안전부 등 유관 부처 관계자와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자원 공기업 경영진이 참석했다.
또 대한지질학회, 자원공학회, 대한자원환경지질학회, 자원경제학회 전문가들과 포스코인터내셔널, SK E&S, GS에너지 등 이번 사업에 관심을 둔 국내 에너지기업 3사의 경영진도 함께했다.
첫 전략회의에서는 해외 투자 유치, 광구 재설정, 자원 개발 관련 제도 개선 등에 대한 논의가 중점적으로 이뤄졌다.
안 장관은 "석유공사는 심해 개발·운영 경험이 부족하고 시추 1공당 1천억원 이상 소요돼 개발·운영에 필요한 기술력·재원 확보 및 위험 분산 차원에서 국내외 기업의 투자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국익 극대화라는 원칙하에 국내외 투자 유치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와 석유공사에 따르면 글로벌 메이저 석유기업인 엑손모빌을 비롯한 5개 해외 업체가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석유공사와 접촉했다.
이 가운데 엑손모빌은 비밀 준수계약을 체결하고 석유공사의 일부 탐사 데이터를 열람한 것으로 전해졌다.
석유공사는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사업 설명회인 '로드쇼'를 순차적으로 실시한 뒤 국익 극대화를 원칙으로 개발력과 자금력을 두루 갖춘 사업 파트너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석유공사는 해외 메이저 기업뿐 아니라 국내 기업의 투자도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안 장관은 또 현행 해저광물자원개발법 등 국내 제도가 대규모 유전·가스전 개발에 적합하지 않아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우선 조광권을 '대왕고래' 등 유망구조 개발에 적합한 방식으로 분할하고 조광료 부과 요율도 정부와 투자 수익 분배가 가능하게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제도상으로 정부가 개발 사업자에게 부과할 수 있는 조광료 부과 비율은 최대 12%에 그쳐 정부는 이 비율을 상향 조정해 대규모 개발 성공 시 국익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안 장관은 현재 석유공사가 잠정적으로 시추 기본계획을 마련한 상황이며, 향후 적정한 검토 절차를 거쳐 1차공 시추 위치 등 세부 사항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오는 12월부터 4개월간 첫 시추를 진행하기로 하고 시추선을 비롯한 장비와 전문 인력을 확보해 둔 상태다.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원유와 천연가스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의 성공적 추진은 국가 자원안보 차원에서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산업부가 전했다.
안 장관은 "정부는 앞으로 각계와 적극 소통하면서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업부와 석유공사는 현재 첫 탐사시추를 위한 착수금 성격의 예산 약 120억원을 마련해 둔 상태다.
향후 정부 계획대로 최소 5개의 시추공을 뚫기 위해서는 연간 1천억원의 재원이 투입돼야 하는 만큼 예산 확보를 위한 국회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야권이 이번 사업의 평가분석을 실시한 미국 액트지오의 자격 문제를 비롯해 사업성 결론 도출 과정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어 향후 갈등이 예상된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