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생이 비열하게 '형 기업' 탈취하려 해"
현정은 회장, 정몽준 의원 맹성토
현대중공업과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현정은(여.51) 현대그룹 회장이 시동생인 현대중공업 대주주 정몽준(55)의원을 향해 격한 감정을 토로하며 직격탄을 날렸다.
현회장이 정의원에게 강도 높은 도덕적 비난과 함께 2002년 대선 당시 처신을 거론하며 정치인과 기업경영인으로서의 자질까지 비판하는 등 공세에 나섬에 따라 무대응으로 일관해온 정몽준 의원의 대응이 주목된다.
“정몽준의 직계자손 경영 고집. 전근대적이고 시대착오적”
현회장은 11일 현대그룹 홈페이지에 올린 ‘사랑하는 현대 임직원들께’라는 제목의 글에서 “현대그룹에 대한 적대적 M&A(인수·합병) 시도라는 소위 ‘시동생의 난’은 (제게) 가족의 의미를 되묻게 하는 아픔”이라며 “고(故) 정몽헌 회장이 돌아가신 지 3년도 채 되지 않아 그분의 형제이자 아이들의 삼촌인 정 의원이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뺏으려 하는 것을 보면서 가족의 의미를 되묻게 된다”고 말했다.
현 회장은 “저는 정씨 집안으로 시집 와 30년의 세월을 산 정씨 집안 사람이며, 정몽헌 회장의 자식들도 모두 정씨임에도 정 의원이 정씨 직계 자손에 의한 경영을 고집하는 것은 전근대적이고 시대착오적인 사고”라며 “이런 사고를 가진 사람이 정치지도자로서 기업경영인으로서 도덕적 자질이 있는가를 의심케 한다”며 정의원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현 회장은 “‘숙부의 난’ 등으로 어려울 때 ‘나 몰라라’ 했던 정의원이 현대그룹이 위기를 극복하고 경영실적이 개선되자 비열한 방법으로 형의 기업을 탈취하려 한다”며 “백기사이고 단순 투자라면 5천억원의 거액을 들여 현대그룹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주식을 매입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몽준, 2002년 대선때 말 바꾸고 신의 배신"
현 회장은 “2002년 대통령선거 당시 정 의원이 말을 바꾸고 신의를 배신한 것처럼, 언제든 말을 바꾸고 경영권 보호를 가장한 기망행위의 검은 속내를 드러낼 것”이라고 정의원의 과거 행적을 거론해 비난하며 “친족들로부터 도움도 받지 않고 홀로 남편이 남긴 거액의 부채를 상환하느라 힘이 들었지만 우리는 (경영권 위기를) 이겨낼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현회장은 또 "정상영 명예회장이나 정몽준 의원은 명분은 똑같이 외국자본의 적대적 M&A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말했지만, 결국 자신들의 현대그룹 경영권 탈취 목적이 만천하에 알려지니까 정씨 적통문제로, 시장의 논리로 언론보도를 유도하고 있다"며 "이같은 행위는 오너 개인적인 욕심을 위해 회사 자금을 동원시킨 현대중공업 주주에 대한 배임적 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한 경영권 위기 상황이 아님에도 고가로 주식을 매수하여 외국인에게 1천억원대의 차익을 실현시켜준 행위는 국부유출이라는 국민적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M&A도 기업 활동의 한 부분이라고 하지만, 이처럼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적대적 M&A를 당하고 그것을 방어하기 위해 쏟아 붓는 돈과 시간은 엄청난 손실이며,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근절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은 공식적으로는 “무응답”이라며 “(현대상선 지분 인수는 백기사로서 단순투자라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이메일 전문
현정은 회장 이메일 전문
사랑하는 현대그룹 임직원들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회사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서 노력하는 우리 현대그룹 임직원 여러분의 노고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계절은 봄에서 여름을 재촉하는 초록의 싱그러움이 더하지만, 지금 제게는 계절에 피는 꽃들의 아름다움이 보이지 않고, 그 속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저는 고 정몽헌 회장의 불행하신 죽음을 뒤로하고, 슬퍼할 겨를도 없이 현대그룹의 회장이 되었습니다. 가장 가까이서 그분을 지켜보았던 사람이기에, 그분의 뜻이 무엇인지를 알기에, 모질게 이를 악물고 그분이 남기시고 간 꿈을 이루고자 거친 바다를 항해하는 현대호의 선장이 되었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아시다시피 당시의 현대그룹은 많은 상처를 입고 있었고, 과거의 영광이 무색할 정도로 어려운 형편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저의 시삼촌 되시는 KCC 정상영 명예회장께서 현대그룹에 도움을 주겠다며 소위 백기사로 위장하였다가 결국 저와 우리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빼앗기 위해 비수를 겨누었던 돌이켜 생각하기도 싫은 소위 언론에서 말하는 시숙부의 난이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마음의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그것이 가족으로부터 당한 일인지라 그 충격은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아픔으로 남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아픔이 잊혀지기도 전에, 생각해 보면 고 정몽헌 회장이 돌아가신지 3년도 되지 않은 지금, 그분의 형제이며 아이들의 삼촌인 정몽준 의원이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빼앗기 위해 적대적 M&A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현대자동차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 현대중공업의 현대그룹에 대한 적대적 M&A를 자행한 소위 시동생의 난은 제게는 가족의 의미를 되묻게 하는 아픔이며, 국민들에게 드린 실망감으로 고개를 들지 못하는 죄송스러움입니다.
정상영 명예회장이나 정몽준 의원은 명분은 똑같이 외국자본의 적대적 M&A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결국 자신들의 현대그룹 경영권 탈취 목적이 만천하에 알려지니까 정씨 적통문제로, 시장의 논리로 언론보도를 유도합니다.
저는 정씨 집안으로 시집와서 30년의 세월을 살았습니다. 또한 어떠한 경우라도 정씨 집안의 사람이라는 것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제가 현씨인 것은 제 아버님이 현씨이기 때문입니다. 저의 아들과 딸들은 모두가 고 정몽헌 회장의 자식들이며 모두가 정씨입니다.
현대그룹이 어려울 때 팔짱만 끼고 있던 정몽준의원이 이제 와서 정씨 직계 자손에 의해서만 경영이 이루어져야 된다고 하시니 이처럼 전근대적이고 시대착오적인 사고로 어떻게 정치지도자가 될 수 있겠습니까.
저는 이번 일 때문에 자식을 둔 어미로서 커다란 마음의 상처를 입었습니다. 딸은 시집가면 그만이고, 아들은 어려서 기업을 계승할 수 없기 때문에 기업을 접수해야 한다는 식의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비열한 짓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러한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정치지도자로서 기업경영인으로서 도덕적 자질이 있는가를 의심케하는 부분입니다.
그들은 많이 가진자가 적게 가진자의 것을 빼앗는 것이 시장의 논리라고 말합니다. 그것이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좋습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시장 논리에도 지켜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세상에는 돈보다 소중한 가치가 너무나도 많기 때문입니다.
정몽준 의원은 현대그룹이 어려울 때는 나 몰라라 하였습니다. 이제 전 계열사가 흑자를 달성하는 등 경영실적이 개선되니까 넘치는 자금을 쓸 곳이 없다면서 어렵게 위기를 극복한 돌아가신 형의 기업을 비열한 방법으로 적대적 M&A하려는 것은 돈으로 모든 것을 가지려는 어리석은 처사입니다.
주식거래가 일어난 날 갑자기 소집된 이사회에서 주식취득결의가 이루어진 점은 이사회가 이사회멤버도 아닌 오너 정몽준 의원의 거수기역할에 불과함을 보여주는 투명경영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역행하는 행위입니다.
또한, 백기사이고, 단순 투자 목적이라면 5천억이라는 거액을 들여 시가보다 높은 가격에 현대그룹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선뜻 주식을 매입할 필요는 없었을 것입니다. 이는 오너 개인적인 욕심을 위해 회사 자금을 동원시킨 현대중공업 주주에 대한 배임적 행위입니다.
또한 경영권 위기 상황이 아님에도 고가로 주식을 매수하여 외국인에게 1천억원대의 차익을 실현시켜준 행위는 국부유출이라는 국민적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2002년 대선 당시 정몽준의원이 말을 바꾸고 신의를 배신한 것처럼 언제든 말을 바꾸고 경영권 보호를 가장한 기망행위의 검은 속내가 들어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M&A도 기업 활동의 한 부분이라고 하지만, 이처럼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적대적 M&A를 당하고 그것을 방어하기 위해 쏟아 붓는 돈과 시간은 엄청난 손실이며,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근절되어야 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현대그룹 임직원 여러분
우리는 남북 경제협력의 선봉에 서있는 기업입니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님의 뜻과 열정, 고 정몽헌 회장의 눈물과 노력이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사업 등 우리 민족번영의 통일을 준비하는 성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원칙을 지키며, 민족공영의 역군의 자부심으로 일합시다. 저는 어떠한 난관이 있더라도 극복하겠습니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님의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말씀처럼 굳건히 현대그룹을 지키겠습니다.
저는 고 정몽헌 회장이 남긴 거액의 부채를 상속받았습니다. 친족들로부터 어떠한 도움도 받지 않았고, 홀로 부채를 상환하느라 힘이 듭니다. 저는 윤리경영을 국민 여러분께 약속하였습니다. 결코 기업의 이익을 저의 사리사욕을 위해서 쓰지 않겠다고 맹세하였습니다. 우리는 이겨낼 것입니다.
가정의 달입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제대로 인사도 드리지 못했습니다. 아무쪼록 건강하시고,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현대그룹 회장 현정은
현회장이 정의원에게 강도 높은 도덕적 비난과 함께 2002년 대선 당시 처신을 거론하며 정치인과 기업경영인으로서의 자질까지 비판하는 등 공세에 나섬에 따라 무대응으로 일관해온 정몽준 의원의 대응이 주목된다.
“정몽준의 직계자손 경영 고집. 전근대적이고 시대착오적”
현회장은 11일 현대그룹 홈페이지에 올린 ‘사랑하는 현대 임직원들께’라는 제목의 글에서 “현대그룹에 대한 적대적 M&A(인수·합병) 시도라는 소위 ‘시동생의 난’은 (제게) 가족의 의미를 되묻게 하는 아픔”이라며 “고(故) 정몽헌 회장이 돌아가신 지 3년도 채 되지 않아 그분의 형제이자 아이들의 삼촌인 정 의원이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뺏으려 하는 것을 보면서 가족의 의미를 되묻게 된다”고 말했다.
현 회장은 “저는 정씨 집안으로 시집 와 30년의 세월을 산 정씨 집안 사람이며, 정몽헌 회장의 자식들도 모두 정씨임에도 정 의원이 정씨 직계 자손에 의한 경영을 고집하는 것은 전근대적이고 시대착오적인 사고”라며 “이런 사고를 가진 사람이 정치지도자로서 기업경영인으로서 도덕적 자질이 있는가를 의심케 한다”며 정의원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현 회장은 “‘숙부의 난’ 등으로 어려울 때 ‘나 몰라라’ 했던 정의원이 현대그룹이 위기를 극복하고 경영실적이 개선되자 비열한 방법으로 형의 기업을 탈취하려 한다”며 “백기사이고 단순 투자라면 5천억원의 거액을 들여 현대그룹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주식을 매입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몽준, 2002년 대선때 말 바꾸고 신의 배신"
현 회장은 “2002년 대통령선거 당시 정 의원이 말을 바꾸고 신의를 배신한 것처럼, 언제든 말을 바꾸고 경영권 보호를 가장한 기망행위의 검은 속내를 드러낼 것”이라고 정의원의 과거 행적을 거론해 비난하며 “친족들로부터 도움도 받지 않고 홀로 남편이 남긴 거액의 부채를 상환하느라 힘이 들었지만 우리는 (경영권 위기를) 이겨낼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현회장은 또 "정상영 명예회장이나 정몽준 의원은 명분은 똑같이 외국자본의 적대적 M&A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말했지만, 결국 자신들의 현대그룹 경영권 탈취 목적이 만천하에 알려지니까 정씨 적통문제로, 시장의 논리로 언론보도를 유도하고 있다"며 "이같은 행위는 오너 개인적인 욕심을 위해 회사 자금을 동원시킨 현대중공업 주주에 대한 배임적 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한 경영권 위기 상황이 아님에도 고가로 주식을 매수하여 외국인에게 1천억원대의 차익을 실현시켜준 행위는 국부유출이라는 국민적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M&A도 기업 활동의 한 부분이라고 하지만, 이처럼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적대적 M&A를 당하고 그것을 방어하기 위해 쏟아 붓는 돈과 시간은 엄청난 손실이며,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근절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은 공식적으로는 “무응답”이라며 “(현대상선 지분 인수는 백기사로서 단순투자라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이메일 전문
현정은 회장 이메일 전문
사랑하는 현대그룹 임직원들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회사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서 노력하는 우리 현대그룹 임직원 여러분의 노고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계절은 봄에서 여름을 재촉하는 초록의 싱그러움이 더하지만, 지금 제게는 계절에 피는 꽃들의 아름다움이 보이지 않고, 그 속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저는 고 정몽헌 회장의 불행하신 죽음을 뒤로하고, 슬퍼할 겨를도 없이 현대그룹의 회장이 되었습니다. 가장 가까이서 그분을 지켜보았던 사람이기에, 그분의 뜻이 무엇인지를 알기에, 모질게 이를 악물고 그분이 남기시고 간 꿈을 이루고자 거친 바다를 항해하는 현대호의 선장이 되었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아시다시피 당시의 현대그룹은 많은 상처를 입고 있었고, 과거의 영광이 무색할 정도로 어려운 형편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저의 시삼촌 되시는 KCC 정상영 명예회장께서 현대그룹에 도움을 주겠다며 소위 백기사로 위장하였다가 결국 저와 우리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빼앗기 위해 비수를 겨누었던 돌이켜 생각하기도 싫은 소위 언론에서 말하는 시숙부의 난이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마음의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그것이 가족으로부터 당한 일인지라 그 충격은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아픔으로 남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아픔이 잊혀지기도 전에, 생각해 보면 고 정몽헌 회장이 돌아가신지 3년도 되지 않은 지금, 그분의 형제이며 아이들의 삼촌인 정몽준 의원이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빼앗기 위해 적대적 M&A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현대자동차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 현대중공업의 현대그룹에 대한 적대적 M&A를 자행한 소위 시동생의 난은 제게는 가족의 의미를 되묻게 하는 아픔이며, 국민들에게 드린 실망감으로 고개를 들지 못하는 죄송스러움입니다.
정상영 명예회장이나 정몽준 의원은 명분은 똑같이 외국자본의 적대적 M&A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결국 자신들의 현대그룹 경영권 탈취 목적이 만천하에 알려지니까 정씨 적통문제로, 시장의 논리로 언론보도를 유도합니다.
저는 정씨 집안으로 시집와서 30년의 세월을 살았습니다. 또한 어떠한 경우라도 정씨 집안의 사람이라는 것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제가 현씨인 것은 제 아버님이 현씨이기 때문입니다. 저의 아들과 딸들은 모두가 고 정몽헌 회장의 자식들이며 모두가 정씨입니다.
현대그룹이 어려울 때 팔짱만 끼고 있던 정몽준의원이 이제 와서 정씨 직계 자손에 의해서만 경영이 이루어져야 된다고 하시니 이처럼 전근대적이고 시대착오적인 사고로 어떻게 정치지도자가 될 수 있겠습니까.
저는 이번 일 때문에 자식을 둔 어미로서 커다란 마음의 상처를 입었습니다. 딸은 시집가면 그만이고, 아들은 어려서 기업을 계승할 수 없기 때문에 기업을 접수해야 한다는 식의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비열한 짓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러한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정치지도자로서 기업경영인으로서 도덕적 자질이 있는가를 의심케하는 부분입니다.
그들은 많이 가진자가 적게 가진자의 것을 빼앗는 것이 시장의 논리라고 말합니다. 그것이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좋습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시장 논리에도 지켜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세상에는 돈보다 소중한 가치가 너무나도 많기 때문입니다.
정몽준 의원은 현대그룹이 어려울 때는 나 몰라라 하였습니다. 이제 전 계열사가 흑자를 달성하는 등 경영실적이 개선되니까 넘치는 자금을 쓸 곳이 없다면서 어렵게 위기를 극복한 돌아가신 형의 기업을 비열한 방법으로 적대적 M&A하려는 것은 돈으로 모든 것을 가지려는 어리석은 처사입니다.
주식거래가 일어난 날 갑자기 소집된 이사회에서 주식취득결의가 이루어진 점은 이사회가 이사회멤버도 아닌 오너 정몽준 의원의 거수기역할에 불과함을 보여주는 투명경영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역행하는 행위입니다.
또한, 백기사이고, 단순 투자 목적이라면 5천억이라는 거액을 들여 시가보다 높은 가격에 현대그룹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선뜻 주식을 매입할 필요는 없었을 것입니다. 이는 오너 개인적인 욕심을 위해 회사 자금을 동원시킨 현대중공업 주주에 대한 배임적 행위입니다.
또한 경영권 위기 상황이 아님에도 고가로 주식을 매수하여 외국인에게 1천억원대의 차익을 실현시켜준 행위는 국부유출이라는 국민적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2002년 대선 당시 정몽준의원이 말을 바꾸고 신의를 배신한 것처럼 언제든 말을 바꾸고 경영권 보호를 가장한 기망행위의 검은 속내가 들어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M&A도 기업 활동의 한 부분이라고 하지만, 이처럼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적대적 M&A를 당하고 그것을 방어하기 위해 쏟아 붓는 돈과 시간은 엄청난 손실이며,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근절되어야 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현대그룹 임직원 여러분
우리는 남북 경제협력의 선봉에 서있는 기업입니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님의 뜻과 열정, 고 정몽헌 회장의 눈물과 노력이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사업 등 우리 민족번영의 통일을 준비하는 성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원칙을 지키며, 민족공영의 역군의 자부심으로 일합시다. 저는 어떠한 난관이 있더라도 극복하겠습니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님의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말씀처럼 굳건히 현대그룹을 지키겠습니다.
저는 고 정몽헌 회장이 남긴 거액의 부채를 상속받았습니다. 친족들로부터 어떠한 도움도 받지 않았고, 홀로 부채를 상환하느라 힘이 듭니다. 저는 윤리경영을 국민 여러분께 약속하였습니다. 결코 기업의 이익을 저의 사리사욕을 위해서 쓰지 않겠다고 맹세하였습니다. 우리는 이겨낼 것입니다.
가정의 달입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제대로 인사도 드리지 못했습니다. 아무쪼록 건강하시고,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현대그룹 회장 현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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