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김영환, 산불로 '주민대피령' 내려졌는데 술판이라니"
'친일파' 발언 파문에 이어 또다시 물의 일으켜
<중앙일보><중부매일> 등에 따르면, 김영환 지사는 지난달 30일 오후 충주시 문화회관에서 열린 충북도립교향악단 연주회(오후 7시 30분~9시)에 참석하기 위해 충주를 찾은 뒤, 오후 9시쯤 연주회 일정이 끝나자 모처로 이동해 청년단체 ‘OO청년네트워크’와 비공식 간담회 자리를 가졌다.
행사 사진을 보면 테이블 위에 맥주병과 소주병, 안주가 놓여 있었고, 김 지사 주변 상당수 참석자는 마치 건배를 하려는 듯 술잔을 들고 있었다. 다만 김 지사는 술잔을 들고 있지는 않았으나 얼굴이 ‘붉은’ 상태였다.
김 지사가 술자리에 있을 무렵 직선으로 25㎞ 떨어진 제천시 봉양읍 명도리 봉황산에선 야간 산불 방화선 구축이 한창이었다. 오후 1시10분쯤 시작된 산불의 주불이 잡혔다가 오후 8시쯤 반대편 구학리 방면으로 재발화했기 때문이다. 야간이라 헬기가 뜰 수 없어 진화인력은 산속에서 김밥으로 끼니를 때우며 방화선을 구축, 확산 저지에 나섰다.
화선과 가까운 동막마을과 명암실버타운 주민 15명은 '주민 대피령'이 내려져 인근 봉양읍 행정복지센터로 대피해 밤새 불안감에 떨어야 했다. 이번 산불은 다음날 오전 9시 30분쯤 진화됐다.
이에 대해 김 지사 측 관계자는 “김 지사는 술을 마시지 않고, 물을 마신 것으로 안다”며, ‘얼굴이 붉은 이유’에 대해선 “며칠 동안 외부 행사 일정을 소화하며 얼굴이 붉게 그을려서 그런 것”이라고 했다.
소방직은 국가직으로 전환됐지만 조직운영, 일부현장 지휘권은 아직 도지사에 부여돼 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이경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의힘 소속인 김영환 충북지사는 산불로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는데도 현장에 가지 않고 술판을 벌이고 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며 "더욱이, 물을 마셨고 외부 행사로 얼굴이 붉게 그을린 것이라는 김 지사 측의 해명은 가관"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충북 소방의 책임자는 김영환 도지사다. 소방직이 국가직으로 전환되었지만 조직 운영과 일부 지휘권은 여전히 도지사에게 있다"며 "소방 지휘권과 광역단체장이라는 직책은 그 지역 국민들께서 주신 것이다. 김 지사는 도민들께서 불안에 떨고 있는데 술판을 벌였다는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아무리 ‘기꺼이 친일파가 되겠다’라는 김 지사이지만 자신에게 도정을 맡긴 도민에게 부끄럽지도 않냐? 술판을 정리하고 현장으로 달려갔어야 한다"며 "하루가 지난 지금까지 김 지사는 사과 한 마디 없다. ‘기꺼이 방관자가 되겠다’는 태도다. 김영환 도지사는 지금이라도 도민께 사죄하고, 도민의 생명과 삶을 책임지지 않을 것이면 지사직에서 물러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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