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민, 김봉현 청탁에 "도와야지". 검찰 공소장에 적시
김봉현, 기 의원 등 '패밀리' 칭하며 정치자금 지원
9일 기 의원의 공소장을 보면 제20대 총선 국회의원 후보였던 그는 2016년 3월11일 서울 성북구 선거사무실에서 김 전 회장과 이강세(61)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에게 현금 3천만원을 건네받았다.
당시 지역 방송국 국장이던 이 전 대표가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 관련 인허가 건을 도와달라'는 취지로 말하자, 기 의원은 "당연히 도와야지. 한번 해보자"고 답했다는 내용이 공소장에 담겼다.
기 의원은 선거캠프에서 일하던 직원을 통해 이들과 서울시 담당 국장의 만남을 주선하기도 했다. 기 의원은 2012∼2014년까지 서울시 부시장을 지냈다.
같은 달 중하순께 이 전 대표가 '선거가 끝나면 양재동 일을 더 신경 써 달라'는 취지로 말하자 기 의원은 '당연히 그렇게 하겠다'고 답하고, 현금 5천만원을 추가로 받았다는 게 검찰의 조사 결과다.
기 의원은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김 전 회장에게 '고맙다. 동생 덕분이다'라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기 의원은 그해 4월 서울 종로구의 한 일식집에서 이 전 대표 등을 당선 축하차 만나 양재동 사업 알선 등을 명목으로 1천만원을 추가로 받고, 200만원 상당의 양복을 맞추겠다는 제안을 수락했다는 내용도 공소장에 적시됐다.
검찰은 "기 의원은 합계 1억원 상당의 정치자금을 법이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기부받았고, 동시에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사항의 알선에 관해 현금 9천만원과 시가 200만원 상당의 양복을 받았다"며 기 의원을 기소했다.
공소장에는 기 의원과 김 전 회장 등이 2015년 9월 3박4일 일정으로 필리핀 여행을 다녀오면서 친분을 쌓았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 전 대표가 제안한 이 여행에 기 의원과 이수진 의원(54·비례대표)이 동행했고, 이 전 대표가 이 자리에서 김 전 회장을 소개했다.
이후 김 전 회장은 이듬해 총선에 출마할 기 의원 등을 '패밀리'로 부르며 불법으로 정치자금을 지원해온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3일 기 의원과 이 의원, 같은 당 김영춘(61) 전 의원 등을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 의원은 2016년 2월 500만원을, 김 전 의원은 같은 해 3월 500만원을 각각 받은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김 전 회장과 이 전 대표는 이들에게 불법 정치자금 1억6천만원을 건넨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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