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시위 이틀째 봉쇄. 전장연 "매일 시위하겠다"
교통공사·경찰, 활동가들 6시간 고립시킨 채 탑승 막아
전장연은 올 연말까지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매일 4호선 삼각지역을 중심으로 출근길 선전전을 하기로 했다.
전장연 회원 20여명은 3일 오전 8시부터 4호선 성신여대역에서 선전전을 하고 삼각지역 방향으로 향하는 하행선 열차에 탔다. 오전 8시40분께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하차한 뒤 다시 승차하려 했으나 저지당했다.
경찰은 기동대 3개 부대와 1개 제대, 모두 200여명의 경력을 투입했다. 공사 직원과 경찰관들은 활동가들을 둘러싸고 전동차 접근을 원천 봉쇄했다. 열차가 도착할 때마다 승차하려는 활동가들과 저지하는 공사 직원 등이 고성과 함께 몸싸움을 벌였다. 대치 상황은 오후 2시30분께 전장연이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안에서 해단식을 할 때까지 6시간 가까이 계속됐다.
이들과 별개로 이규식 대표를 비롯한 활동가 10여명은 오전 9시40분께 삼각지역에서 4호선 열차에 탑승해 서울역·신용산역 등지를 오가며 선전전을 벌였다.
공사 측은 이들의 승하차는 저지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구기정 삼각지역장이 전동 휠체어에 부딪혀 다리에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전장연은 오후 2시께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 모여 '1박2일 지하철 행동' 해단식을 열었다. 박경석 대표는 지하철 운행 지연이 5분을 넘으면 500만원을 공사에 지급하라는 법원 조정안을 언급하며 "그 '5분'은 전장연이 시민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와 공간이었다. 그 정도는 내어달라"고 요구했다.
전장연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올해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260일 서울지하철 4호선에서 출근길 선전전을 하겠다고 밝혔다.
전장연은 "장애인 권리예산과 입법을 해결할 수 있는 건 대통령뿐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뼈저리게 깨달았기 때문에 대통령실과 가까운 삼각지역을 지나는 4호선을 택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4호선을 이용하시는 시민들께 무거운 마음으로 죄송하다"며 사과하기도 했다. 전장연은 "'1분 이상 지체되면 큰일 난다'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언급을 무겁게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이 면담에 응한다면 선전전을 유보하겠다. 대화로 풀어나가겠다"고도 했다.
전장연은 전날에도 4호선 삼각지역에서 지하철 탑승을 시도하며 공사·경찰 측과 13시간 동안 대치한 바 있다. 공사는 전날 삼각지역을 지나는 4호선 열차 13대를 무정차 통과했다. 구기정 삼각지역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어제 무정차 문제로 민원이 많이 들어왔다. 일관되게 규정에 맞춰 조치할 수밖에 없다"며 강경대응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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