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기성 녹취록'도 확보. "42억5천만원, 로비용으로 남욱에 전달"
김만배-남욱 등과 수년간 통화한 녹취록
이씨는 남 변호사가 김만배씨를 통해 전달했다고 주장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시장 재선 자금 등을 마련한 인물로 지목받고 있다.
8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수사팀은 남욱 변호사와 김만배씨 등 대장동 일당과 수년간 통화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이기성씨로부터 제출받았다.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인척인 이씨는 대장동 사업 초기인 2011년 박 전 특검 소개로 김만배씨, 남 변호사 등과 인연을 맺은 뒤 이들의 위례ㆍ대장동 개발사업에서 분양 업무를 도맡았다.
남 변호사는 이씨로부터 42억5천만 원을 받은 뒤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대표 측에 각종 사업 로비 목적 등으로 일부를 전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남 변호사는 지난달 21일 공판에선 이씨에게 22억5천만 원을 받아 12억5천만 원을 김씨에게 전했다면서 "위례 사업권을 받는 대가로 선거자금을 만들어주기로 약속했고, 그 대가로 이기성에게 돈을 빌려서 김만배씨에게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기성 녹취록'이 이재명 대표 측으로 돈이 전달됐다는 남 변호사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지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이씨가 대장동 관계자들과 집중적으로 통화한 기록을 파악했다.
검찰은 남 변호사가 지난해 9월 미국 출국에 앞서 이씨에게 '김씨가 출국을 종용했다'고 얘기한 정황도 포착했다.
검찰은 '이기성 녹취록'을 통해 이씨가 작성한 내용증명서의 증거능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는 앞서 '토목업체 대표 나석규씨와 함께 마련한 자금(20억 원)이 대장동 사업 인허가 로비 자금과 성남시장 선거 비용으로 쓰인다는 사실을 알고 건넸다'는 내용이 담긴 증명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증명서는 박영수 전 특검과 남 변호사, 천화동인 6호 조모 변호사 등이 속해 있던 법무법인에서 작성됐다.
검찰은 녹취록 내용을 토대로 남 변호사 등 관련자들을 추궁해 유의미한 진술을 여럿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검찰에 "이씨가 남 변호사에게 내용증명서를 보냈을 당시, 남 변호사를 불러 '빨리 돈 주고 조용히 시키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진술했다고 <한국일보>는 전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