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김혜경, 법인카드로 소고기-초밥도 샀다"

"직원 개인카드로 산 뒤, 법인카드로 바꿔치기 수법 사용"

2022-02-02 22:53:09

확대 축소

도지사 의전에만 쓰게 돼 있는 비서실 법인카드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부인 김혜경씨가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이 새로 제기돼 파문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2일 KBS에 따르면, 경기도청 비서실 전 직원 A 씨(7급)는 최근 KBS에 총무과 소속 배소현씨(5급)와 지난해 3월부터 11월까지 9개월간 나눈 텔레그램 대화, 전화 녹음 등을 제보해 왔다.

지난해 4월 13일, 텔레그램 내용을 보면 A 씨가 소고기 안심 사진을 찍어 보내자 배 씨는 A 씨에게 "고깃집에 소고기 안심 4팩을 이야기해 놓았다. 가격표 떼고 랩 씌워서 아이스박스에 넣어달라고 하라"며 이어 "수내로 이동하라"고 지시했다.

'수내'는 이재명 후보의 아파트가 있는 성남시 수내동으로, 김 씨가 있는 자택을 의미한다.

이런 식으로 김혜경 씨의 찬거리를 공금으로 산 뒤 집까지 배달해 왔다는 게 제보자 A 씨의 주장으로, 사실인지 확인해 봤다.

텔레그램 대화가 있던 날, 실제 A 씨는 본인 카드로 고깃값 11만8천원을 결제했다. 이어 이튿날 점심 시간에 다시 식당을 찾아 카드 결제를 취소한 뒤 '경기도 법인카드'를 긁었다.

식당 종업원은 "11만8천 원 이거(영수증) 있고요. 취소한 것도 있고요"라며 사실임을 확인시켜줬다. 마치 이 후보 공식 행사에 쓰인 것처럼 시간과 금액을 맞춰 '카드 바꿔치기'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이는 대목이다.

지난해 6월, 경남 창원에서 이재명 후보가 김경수 당시 경남지사와 만나기 위해 관할지인 경기도를 벗어난 이 때도 김혜경 씨가 요구했다며 식사와 관련한 논의가 이뤄졌다.

배씨는 텔레그램을 통해 "내일 샐러드 3개 초밥 회덮밥 오후에"라고 지시한 뒤, 이어 통화에서 "사모님이 내일(6월 17일) 초밥 올려달라고 그랬어. 그거 점심 때 올릴까? 어떻게 할까?"라고 물었다. 이에 A 씨는 "초밥집 가서 그거 결제를 (배 씨) 카드 갖다 제가 결제하고 나서 (영수증) 올리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지난해 11월까지, 두 사람의 9개월 치 통화 녹음에는 이렇게 카드를 바꿔 결제하는 내용이 열 차례 넘게 등장한다.

배씨가 전임자도 관행처럼 해 오던 일을 왜 못 하느냐며 A 씨를 다그치는 대화도 나온다.

배씨는 지난해 4월 13일 "왜 안 된다는 거예요?"라고 추궁하자, A 씨는 "그냥 편법으로 해줬나 봐요. 그런데 지금은 불가능하대요"라고 답했다.

정부는 2016년부터 지자체장 배우자의 사적 활동에 대한 공무원 수행과 의전 지원을 금지하고 있으며, 법인카드에 대해선 관할 근무지와 무관한 지역, 공휴일이나 주말, 비정상 시간대 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 같은 규정을 피하기 위해 '카드 바꿔치기 결제'가 이뤄진 건지, KBS는 배 씨에게 수 차례 연락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이 후보 측은 김혜경 씨와 배 씨의 입장문으로 답변을 대신하겠다고 밝혔다.

이승은 기자

수집 의견 인쇄 URL복사

기사본문

KBS "김혜경, 법인카드로 소고기-초밥도 샀다"

"직원 개인카드로 산 뒤, 법인카드로 바꿔치기 수법 사용"

기능

외부공유

관련기사

댓글

BEST 클릭 기사

주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