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1뻑', 민주당 스스로 무너졌다
민심이반 심각성 감지 못하고 연일 자충수로 자멸
전 의원이 '악재'라고 지칭한 사건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박주민 의원의 임대차법 시행 직전의 임대료 대폭 인상이었다. 임대차법 강행시 임대료 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해당법을 밀어붙인 '주역들'이라는 점에서 국민적 공분과 배신감은 컸다.
악재는 이뿐이 아니었다.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부터 예기치 못한 악재는 내부에서 속출했다.
이해찬 전 대표는 선거운동 초반에 출현해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20%포인트 전후 격차로 앞서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거를 거의 다 이긴 것 같다"며 친문지지층의 결집을 시도했다가 중간층의 반발 등 역풍을 자초했다.
그는 선거운동 열기가 달아오른 4월초에는 "지금으로 봐서는 꼭 역전을 확신할 수는 없는데..."라는 정반대 발언으로 지지층의 사기를 꺾기도 했다. 구설수가 계속되자 그는 선거운동 일선에서 사라졌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뜬금없이 "박원순이 그렇게 몹쓸 사람이었냐"며 '박원순 예찬론'을 펼쳐 여성표와 중간층표를 대거 갉아먹었다. 박영선 후보와 이낙연 대표가 즉각 중단을 요구했으나 임 전 실장은 계속 예찬론을 폈다. 당내에서는 "임 전 실장이 내년 대선 출마를 하기 위해 박원순 지지층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4.7 재보선보다는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른듯한 행보를 하다가 가뜩이나 어려운 선거판에 재를 뿌린 모양새다.
설상가상으로 설훈 민주당 의원 등 운동권 출신을 중심으로 범여권 의원들은 과거 민주화운동 전력자의 자녀에게 입학, 취업 특혜를 주는 것을 골자로 하는 '민주유공자 예우법'을 제정하려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백기를 들었다. 특혜 입학, 특혜 취업은 특히 '공정'을 최우선시하는 젊은층의 거센 반발을 사, 젊은층의 대거 이탈로 이어졌다. 아울러 운동권 출신 의원들이 '기득권화' 됐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어서, 일반 시민들의 분노도 컸다.
여기에다가 중간층에게 네거티브 이미지가 강한 추미애,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노골적으로 SNS에서 민주당 후보들을 지원사격하고 나선 것도 선거 승리에 필수적인 '산토끼'들을 놓치는 결과로 이어졌다.
박영선, 김영춘 후보 자신도 '악재 생산자'였다.
박영선 후보는 캠프를 구성하면서 고민정, 진선미, 남인순 등 세칭 '피해호소인 3인방'을 요직에 앉혀 박원순 성추행 피해자와 여성단체들의 반발을 사자 '하차'시켜야 했다. 김영춘 후보는 성폭력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변호사를 중용했다가 역시 뭇매를 맞고 하차시켰다.
고민정 의원은 그후 사전투표후 방역지침을 묵살하고 엄지손가락에 투표 인주를 묻힌 인증샷을 올려 질타를 받고 대국민사과를 해야 했다.
박영선 후보 본인도 20대의 지지율이 낮은 이유에 대해 "역사적 경험치 부재"라는 최악의 실언을 했다. 격노한 20대는 앞다퉈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유세차량에 올라타 박 후보와 문재인 정권을 맹성토했다. 화들짝 놀란 박 후보는 청년층을 겨냥한 각종 선심 대책을 쏟아냈으나 이미 차는 떠나간 뒤였다.
민심 이반에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지 못한 민주당이 연일 스스로 자충수를 두면서 참패를 자초한 양상이다. 이는 11개월 뒤 대선도 뼈를 깎는 자성과 쇄신 없이는 험난할 것임을 예고하는 경고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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