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한 '위안부 성금' 수혜인원, 99ㆍ999ㆍ9999명
정대협과 정의기억재단, 모금 사용처 허술 기재
11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1990년 발족한 뒤 위안부 지원 단체의 상징이 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나 2015년 한일합의 이후 설립된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재단(정의기억재단)' 모두 기부금 지원 내역이 불투명했다.
이용수 할머니가 직격탄을 날린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국회의원 당선인은 97년부터 정대협을 이끌어온 지도자로, 2018년 정대협과 정의기억재단을 통폐합한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초대 이사장을 지냈다.
10일 정대협이 국세청 홈페이지에 공시한 ‘공익법인 결산서류 공시’를 분석한 결과, 2014년부터 6년 동안 걷은 기부금은 총 33억4,904만원이다.
지출 내역을 보면 이상한 대목이 많다. 우선 수혜자 규모에서 2014년 50명이던 수혜자는 49명, 10명, 999명, 9,999명으로 급증한다. 2019년은 1,003명으로 대폭 감소했다.
그러면서 수혜자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한국>은 "정대협이 위안부 문제 연구 및 교육사업, 생존자 복지사업, 국제연대 사업, 홍보 등을 고유목적 사업으로 명시한 점을 감안하면,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직접 지원이 아닌 다양한 사업과 활동으로 수혜를 입은 인원을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추정했다.
연도별 상세 지출 내역은 더욱 허술하다. 2017년과 2019년을 제외하고 4년 동안은 지출 항목을 구분하지 않고 통합해서 하나의 항목에다 기부금 전액을 사용한 것으로 적었다. 가령 2015년은 기부금 5억여원을 49명의 생존자복지를 위해 전액 사용한 것으로 기록돼 있으며, 2016년은 국제협력 생존자복지 수요시위 인건비 등 10여개 통합 항목에다 10명의 수혜자를 위해 6억여원의 기부금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9,999명에게 수혜를 줬다고 신고한 2018년에도 수요시위 등 10여개 통합 항목을 위해 4억여원을 모두 사용한 것으로 공시했다.
정의기억재단 또한 허술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정의기억재단이 국세청에 공개한 기부금 활용 내역을 보면, 지난 4년간 거둔 기부금은 모두 49억7,344만원.
정의기억재단도 정대협처럼 지출항목과 수혜인원의 구분이 불분명하다. 특이하게도 개별 지출 항목에 수혜인원으로 99명, 999명, 9,999명이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정대협에 비해 정의기억재단의 피해자지원사업은 보다 세분화돼 있지만 지원규모가 턱없이 작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정의기억재단이 피해자 지원사업으로 지출한 비용은 매년 2,000만원 안팎으로, 매년 20여명에게 평균 100만원 정도를 지원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에 대해 정의연은 “성금은 피해 할머니 지원뿐 아니라 관련 도서 출간 등 다양한 활동에 사용한다”고 해명했다.
정의연은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기부금 사용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해 해명하겠다고 밝혀, 그 내용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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