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1일 또다시 선관위, 한나라당 대선후보 등에 대해 거침없이 막말을 섞어 격정발언을 토해냈다. 헌법소원을 제기한 만큼 거칠 게 없다는 식이어서 또다시 정치적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盧 "선관위, '대통령이니까 너 입 닫어' 식"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전북 김제에서 열린 농업인 단체장 및 농업 CEO(최고경영자)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최근 선관위의 선거법 위반 결정에 대해 "후진적 제도를 가지고 후진적 해석을 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노 대통령은 "공무원법에는 정치적 중립의무가 없는 공무원이라고 대통령을 따로 적어놓고, 선거법에는 선거중립의무를 딱 부여해 놓았다"며 두 법 조항의 충돌성을 지적한 뒤 "선거중립이든, 정치적 중립이든 대통령에게 그같은 의무를 부여한 나라는 후진국 말고는 없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이게 보통 다른 나라의 헌법이라면 내가 당연히 다음 선거에 출마하니까 말을 하게 되어 있는 것인데, (우리는) '대통령이니까 너 입 닫어' 이런 이상한 것이 돼 있다"며 "이를 종합적으로 얘기하면 후진적 제도를 가지고 후진적 해석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가장 유익한 것은 정당을 달리하는 제 정파가 공정하게 경쟁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한쪽 손발 묶어놓고, 입 묶어놓고 일방적으로 두드리라고 지금 그렇게 되어 있는 것은 아니잖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또 농민단체장 및 CEO들을 향해 "여러분들은 농업이 직업이니까 농업제도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제기해 바꿔 나가듯이 나는 정치가 직업"이라면서 "한국의 정치제도가 구닥다리여서 후진정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장기적으로 발전에 방해가 된다 생각하면 그 소신을 끊임없이 말하면서 국민들에게 설명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盧 "한나라 선거전략은 노무현 조지면 자기쪽으로 표 온다는 식"

노 대통령은 이어 한나라당으로 화살을 돌려 "한나라당의 선거전략은 참여정부와 대통령을 흔드는 것이고, 노무현 조지면 자기쪽 표가 온다는 것으로, 이미 그만큼 해서 (표를) 많이 갖다 놓았고, 그리고 막판에도 참여정부를 흔들고, 공격하면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공작론까지 들고 나오고 있다"며 "내가 언제 공작을 했느냐. 나는 공작의 '공'자도 모른다. 참여정부에 와서 여러 차례 (의혹제기가) 있었지만 하나도 사실로 증명된 공작은 없다. 합법적 명령외에는 내가 하나도 할 수 없는 위치에 있다"고 '청와대 공작설'을 일축했다.

그는 "공작, 공작하고 퍼붓는데 나는 거기에 대해 어떻게 얘기할 수가 없다. 오늘도 얘기하면 선관위에 당장 고발해 버릴 것"이라고 거듭 선관위 결정에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그렇게 공작이라고 나를 공격하는 사람은 지극히 부도덕한 사람이다', 여기서 좀 더 줄줄줄 나가서 '그런 사람은 대통령 될 자격 없다' 이런 식으로 충분히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반격할 수 있는 것"이라며 "하지만 그러면 당장 난장판 되고, 오늘 이 말도 딱 따면 고발감이 된다. 한번 생각해 보라. 얼마나 코미디냐"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