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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구속, 경찰서 유치장 수감

청계산 폭행 등 시인, 조폭 동원-쇠파이프 사용은 계속 부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함에 따라 12일 새벽 구속 수감됐다. 김 회장은 서울 남대문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됐다. 재벌총수가 폭력 등 혐의로 일선 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법원 "증거인멸 우려 있어 구속"

서울중앙지법 이광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1일 밤 11시께 구속영장을 발부하며 "죄를 범했다고 인정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 보이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발부 사유를 밝혔다.

이 부장판사는 "수사기록에 의하면 피의자들은 그동안 수사과정에서 공범이나 증인등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증거를 인멸하려고 시도해왔음을 알 수 있다. 앞으로 더 조사하려는 사실 관계의 내용 등을 감안할 때 앞으로도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라고 말해, 그동안 한화측의 일관된 거짓말이 구속에 결정적 사유가 됐음을 시사했다. 그는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나타난 일부 변경된 사정만으로 이러한 증거인멸의 염려가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에게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흉기 등 사용 폭행ㆍ흉기 등 사용 상해ㆍ공동 감금ㆍ공동 폭행ㆍ공동 상해, 그리고 형법상 업무방해 등 6개 혐의로 적용했다. 사건 당일 김 회장과 동행했던 진모 경호과장도 이날 같은 혐의로 구속됐다.

김승연, 청계산 폭행 시인. 쇠파이프-조폭 동원은 부인

법원에 따르면, 김 회장은 영장 실질검사 과정에 북창동 주점에만 있었다는 종전 주장과 달리, 자신이 청담동과 청계산에도 있었음을 처음으로 시인했다. 김 회장은 그동안 종업원들을 몇 대 때렸을 뿐이라며 거짓말을 해왔었다. 김 회장은 그러나 쇠파이프 등의 이용한 폭행이나 조폭 동원 사실 등은 강력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11일 오후 11시께 영장이 발부된 뒤 12일 오전 0시30분께 남대문서 유치장에 수감됐으며 유치장에 들어가기 직전 심정을 묻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담담합니다"라고 답했고, '법정에서 일부 혐의를 인정했느냐'고 묻자 "네"라고 짧게 말했다.

김 회장은 방사선 모양의 유치장 2층 7호실, 진 과장은 6호실에 각각 분리 수감됐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김 회장은 수감후 소등을 해달라는 등의 특별한 부탁없이 얼마 뒤 취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굳은 표정으로 12일 새벽 법원에서 남대문 경찰서로 이송되는 김승연 회장. ⓒ연합뉴스


김회장 한화 통해 사과문 발표 "용기가 없어서"

김 회장 구속영장 발부 직후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은 미리 작성해 두었던 김회장 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 회장은 '사과문'이라는 제목의 이 성명을 통해 "국민 여러분께 크나 큰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죄를 드린다"며 "처음부터 잘못을 인정하고 솔직하게 용서를 구하는 것이 도리였을 것이나 예상치 못하게 일이 커져 눈덩이처럼 불어나던 여론의 질타 앞에 차마 용기를 내지 못했다"고 그동안 거짓말을 했던 이유를 해명했다. 김 회장은 또 "상대방을 탓하고 분노하기 전에 자식에게 먼저 회초리를 들어 꾸짖지 못한 제 자신이 너무도 후회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 모든 일이 "다 부덕한 제 탓"이라며 "저의 사려깊지 못한 행동으로 재계 전체가 매도되지는 않을 지 죄스러운 심정이며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헌신해온 수많은 기업들이 이번 일로 위축되지 않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넓은 아량으로 도와 주실 것"을 부탁했다.

그는 한화그룹에 대해서도 "새로운 미래를 향한 도전에 박차를 가해온 임직원들의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 스스로를 자책하고 또 자책하게 된다"면서 "그룹이 사활을 걸고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경영이 이제 막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려는 상황이었는데 임직원들의 상심이 너무 커 안타깝고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임직원들에게 사과했다.

그는 그러나 "이번 일에 대한 법의 심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겠으며 앞으로는 제 인생의 마지막 소명이라는 각오로 기업경영에만 전념할 것"이라고 말해, 이번 일로 경영인선에서 후퇴하는 일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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