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라비아를 공식방문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25일 "한-중동 경제협력확대의 틀로서 한국과 GCC간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하고자 한다"며 "한-GCC FTA가 체결될 경우 양측 모두에게 큰 혜택을 가져다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한국시간 25일 오후) 사우디 의회에 해당되는 국왕자문회의를 방문, 국왕자문위원 150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연설을 통해 '21세기 한.중동 미래협력구상'의 하나로 한-GCC FTA 체결 방침을 밝히면서 "올해 안에 GCC측과 협상개시를 위한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GCC는 걸프협력회의(Gulf Cooperation Council)의 약자로, 사우디 아라비아, 쿠웨이트, 카타르, 오만, 아랍 에미리트 연합, 바레인 등 걸프지역 6개 국가들이 역내 정치.경제.사회 부문의 통합을 위해 지난 1981년 구성된 지역 협의체이다.

청와대는 한-GCC FTA 추진 배경에 대해 "높은 구매력을 보유한 GCC와의 FTA 체결 경쟁에서 뒤처질 경우 GCC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대응책으로 FTA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 EU, 미국, 일본 등 주요 경쟁국이 우리보다 먼저 FTA를 체결할 경우 우리의 대 GCC 수출(2005년 62억달러)은 약 5억 달러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GCC 역내 국가들로부터 원유 수입의 68%, LNG 수입의 47%를 도입하고 있어, 석유 및 석유류 제품의 GCC 의존도가 높아 에너지 자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서는 FTA 체결을 통한 GCC 국가와의 관계 강화가 절실하다는 분석이다.

청와대는 "아울러 중동의 플랜트 발주 규모가 3년간 100%씩 증가해 2005년 1천억달러 규모를 뛰어넘고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이들 플랜트 설비 조달선을 확보하는 차원에서도 FTA 추진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청와대는 "향후 GCC측과 협의를 통해 올해 중 FTA 협상 출범이 가능하도록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