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내년 총선 공천때 ‘휴대전화 안심번호 여론조사’ 도입을 일단 추진하기로 했다.

당 공천제도특별위원장인 황진하 사무총장은 4일 “(경선에) 무조건 적용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적용할 수 있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며 “기술적·법적으로 뒷받침되면 를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심번호가 실제로 도입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위 뿐만 아니라 당 지도부 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기 때문. 특히 안심번호 여론조사를 위한 표본추출과 번호 전환 시스템 구축에 6개월 정도가 걸리고 비용도 유선전화 RDD의 2~3배라 신중론이 만만치 않다.

친박계 김태흠 위원은 “안심번호가 물리적 기술적으로 불가능해 보이지만 김무성 대표가 강한 집념을 보이니 가능하면 해보자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반면 비박계인 권성동 위원은 “주소 불일치는 유선전화 RDD에도 있는 모든 여론조사의 허점”이라며 “안심번호와 유선전화를 적절히 조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심번호 도입은 현행 50대 50인 ‘국민-일반 당원간 의견 반영 비율’ 결정에도 연결된다. 김 대표 등이 제시한 당원 현장투표를 여론조사로 대체하자는 안을 구현하려면 일단 안심번호 도입이 필수다.

반면 안심번호를 도입하지 않으면 당원 현장투표가 50% 미만으로 반영돼 투표는 오차범위가 성립하지 않아 결선투표 요건은 달라진다. 이렇게 되면 공천룰의 주도권은 친박계로 넘어가는 결과로 이어져 결국 김 대표의 입지는 좁아질 수 밖에 없다.

안심번호는 이동통신사가 휴대전화 가입자에게 기존 번호와 별개의 가상번호를 부여해 여론조사용으로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성별, 거주지, 연령을 제외한 모든 개인정보는 모두 비공개된다. 이통사는 이때 여론조사 대상자에게 본인의 전화번호가 안심번호로 제공된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