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연맹 "최경환, '세금폭탄' 원인도 파악 못해"
"정부 증세추계 신뢰도 20%도 안돼. 몇달만에 뚝딱 세법 개정"
한국납세자연맹(회장 김선택)은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조목조목 문제점을 지적했다.
연맹은 "예컨대 국세청 발표 2011년 귀속 국세통계에 나타난 연봉 3천만~4천만원사이의 근로소득자 인원은 159만 명 모두가 공제항목별 평균 공제액을 적용받은 것으로 가정해 증세효과를 계산한 것"이라며 “159만 명의 연봉과 부양가족 수와 의료비, 교육비, 기부금 등 특별공제액이 모두 다른데, 평균 연봉 3천477만원과 평균 근로소득금액 2천304만원, 특정 공제 항목의 평균값이 303만 원 등 국세통계상 평균액을 기준으로 이 소득구간 증세효과를 추산해 발표하다 보니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맹은 ‘5500만 원 이하 직장인의 증세효과는 없다’는 기획재정부 주장에 대해서도 “다른 공제가 없는 연봉 2천360만원에서 3천800만원사이의 미혼 직장인은 최고 17만원이 증세되고, 작년에 자녀가 출생한 연봉 5천만원인 직장인은 31만원 증세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6세 이하 자녀가 2명이상 있거나 부양가족공제를 받지 못하는 맞벌이부부도 외벌이보다 증세가 많이 되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반박했다.
김선택 납세자연맹 회장은 “이번 세제개편은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조세체계가 바뀌는 것이라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시뮬레이션을 해야 하는데 정치적으로 몇 달 만에 뚝딱 세법을 개정했다”면서 “정부의 증세추계가 현실과 떨어져 신뢰도가 20%도 안 되는데 이처럼 중대하고 명백한 잘못은 원인 파악부터 제대로 하고 납세자들에게 사과부터 해야 하는데, 19일 장관 발표를 보니 기재부가 아직도 이번 사태의 원인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장관을 질타했다.
김 회장은 20일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도 "조세체계가 바뀌면서 한 두계가 바뀐 것이 아니고, 전체적으로, 보험료, 연금저축, 교육비 등 10개 이상의 소득공제 항목들이 바뀌어가지고, 어떻게 보면 정부가 정책수계를 잘 못한 것"이라며 "실제로 이렇게 바뀌다보면, 대부분의 근로자들이 자신들의 과세 표준 구간이 한 단계 뛴다. 이런 부분이라든지, 급격하게 하다보니까 여러 변수를 생각하지 못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정부가 세수 방식을 바꾼 배경과 관련해서도 "정부는 세금 형평성을 위해서, 고소득자가 소득공제 혜택을 많이 받고 있어서 바꿨다고 하는데, 실제적으로 정치적인 내막을 보면, 복지는 늘어나는데 세금은 징수가 잘 안 되고, 세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근로소득자가 1천600만 명 정도가 연말정산하는데, 그분들이 인원수는 많지만 정치적인 힘이 없죠. 그래서 1차적으로 근로소득세를 먼저 증세한 것 같다"고 세수 증대 꼼수로 풀이했다.
최경환 부총리는 20일 긴급기자회견을 자청해 '세금폭탄' 파문의 원인에 대해 해명한 뒤 보완책을 발표할 예정이나 벌써부터 '조삼모사식 대책'이 나오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등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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