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25일 탈당 시사 발언에 대해,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국민이 우리당을 이대로 가게 하지 말도록 말하고 있다"고 수용 입장을 밝히면서도 친노 당 사수파에 대해 공식 사과를 요구해 차제에 당 주도권을 단단히 틀어쥐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정 전 의장은 이날 전북 전주를 방문해 기자들과 오찬을 가진 자리에서 "소수 기득권 고립주의자들은 자신들의 철학을 폐기하고 당이 망가진 데 대해 사과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참석 중이던 측근이 전했다.

그는 "당내 소수 고립주의자들은 정치적으로 끊임없이 적을 만들어 내는 철학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며 "다른 사람을 적으로 규정하고 내부 투쟁을 조장해 결국 당을 망하게 만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발언은 신당파 출당 등을 주장한 참정연의 김두관 전 최고위원 등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돼, 김 전 최고위원 등의 대응이 주목된다.

한 측근은 이와 관련, "소수 기득권 고립주의자들이 고도의 정치행위의 몫인 당헌개정 문제를 법원으로까지 끌고 갔고 배후 조정했다는 말"이라며 "국민들이 당이 이대로 가게 하지 말도록 말하고 있다는 말은 변화를 원한다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측근은 "탈당하려는 의원들을 만나 끝까지 행동 통일을 하자고 설득했다"며 "29일 개최될 중앙위를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고 말해, 노 대통령이 탈당 선언을 함에 따라 탈당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