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시대 끝난 '위기의 현대차'
노조 파업결의, 국제경쟁력 상실...한국경제 '제2 위기' 신호탄?
현대자동차 사태가 끝내 최악으로 치달아, 이러다가 현대차가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도태되면서 국가경제 전체에 큰 타격을 가하는 게 아니냐는 국민적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현대차 노조 집행부, 대의원 투표도 없이 만장일치로 파업 결의
현대차 노조는 12일 임시대의원회의에서 파업을 결의했다. 그러나 이날 임시대의원회의에서도 찬반투표를 하지 않고 만장일치 형태로 파업을 결의했으며 조합원 찬반투표도 하지 않기로 해, 노조 집행부가 직접 투표시 부결을 우려해 절차적 민주주의를 무시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 울산시 북구 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참가 대의원 3백여명(전체 4백55명)의 만장일치로, 오는 31일까지 1단계 파업투쟁을 하기로 결의했다. 노조 집행부는 임시대의원대회에서 파업이 결의된 만큼 따로 파업 돌입 여부를 묻는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는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임시대의원대회 과정에 노조 집행부가 투표없이 만장일치로 파업안 결의를 주문한 반면, 일부 대의원은 투표로 결정하자고 주장해 정회를 거듭하는 등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져 향후 파업결정의 절차에 대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파업결의로 노조는 현 노조집행부 임원 6명, 본부장 6명, 사업부 대표 9명 등 모두 21명으로 이날 중 중앙쟁대위를 구성해 앞으로의 파업 등 투쟁일정과 수위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중앙쟁대위는 일단 사측에 성과급 지급, 노조간부 고발 철회 등을 요구한 뒤 사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다음주부터 파업에 들어간다는 방침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어 오는 31일 임시대의원대회를 다시 열어 2단계 파업일정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사측 강력대응 "타협은 없다"
사측은 이에 대해 파업결의 절차상의 하자를 제기하며 “노조의 파업 결의는 불법 파업 결의"라며 "실제 파업에 돌입하면 민·형사상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강력대응 방침을 밝혔다. 파업결의는 이후 조합원 총회와 쟁의조정기간(10일)을 거치면 합법파업이 되지만, 노조는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를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사측은 지난 3일 시무식때 현대차 노조의 폭력 사태가 발생하자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노사관계를 만들겠다"며 노조간부 22명을 고소한 데 이어 26명에 대해 10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
재계도 현대차측에 "명분없는 이번 노조파업에 절대로 밀려선 안된다"고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차에 밀려 퇴출위기 직면한 '위기의 현대차'
'세계 빅5' 등극을 목표로 지난 수년간 약진을 거듭하던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가파른 원고(高) 등으로 심각한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는 게 국내외의 공통된 판단이다. 기업의 미래가치 척도인 주가만 봐도 1년전 9만9천원이던 것이 12일 현재 6만4천원으로 3분의 1이나 급락했다. 한때 60% 가까이 갔던 외국인 보유비율도 41%로 급락했다.
특히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1천8백32억원과 순익 2천8백2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31.7%와 47.1% 감소해 시장이 큰 '어닝 쇼크'를 안겨주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증권사 평균전망치에 비해 1천억원 가량 낮은 수치여서 시장을 당황케 했다.
그후 상황은 더욱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해 12월18일 일본의 경제통신 <NNA>에 따르면, 원고(高)로 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자동차의 시판가격을 잇따라 인상했다.그 결과 현대차의 미국내 경쟁력은 저하돼, 도요다 자동차 '캄리'를 100으로 했을 때 같은 중형차인 '소나타'는 2006년형 87.3에서 2007년형은 91.2로 급상승했다. 또한 2005년형 도요다 'RAN4'에 대한 2006년형 '시슨'의 가격은 85.1이었던 것이 내년형 모델은 90.8로 높아진다. 중고차 값이 일본차가 월등히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본차와의 가격경쟁력 상실 일보직전의 위기다.
지난해 미국에서 시판되는 자동차가격 상승률은 현대차가 단연 1위. 지난해말 대비 올 10월까지 현대차 상승률은 9.2%를 기록한 반면, 포드는 0.7%, 도요다는 0.5% 상승에 그치고 일본의 닛산차는 도리어 4.1% 가격을 인하했다. 원고가 계속될 경우 현대차값이 일본차값을 추월하며 일본차에 밀려 국제시장에서 퇴출될 지도 모른다는 극한적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현대차가 지난해 목표량 달성 미달이라는 이유로 성과급 50% 삭감을 결정한 것도 이런 위기감의 산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차는 올 들어 광고비를 전년대비 40% 삭감키로 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내부적으로 위기감이 팽배하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런 식의 흐름이 반전되지 않으면, 현대차는 내년께 적자로 반전될지도 모른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울산 황금시대'는 끝났다
현대차의 파업은 연례행사다. 회사가 돈을 많이 벌면 직원들도 많은 혜택을 받아야 함은 당연하며 이를 위한 노동쟁의도 필요하다. 따라서 파업 자체만 놓고 위기를 논하는 것은 지나치다. 그러나 확장기때 파업과, 위기때 파업은 다르다. 지금 현대차는 분명 객관적으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 채용비리 등 심각한 도덕적 위기에 직면했다. 현대차 경영진도 비자금 비리 등으로 치명적 도덕적 위기를 노정했다. 노사 모두가 국민앞에 고개 들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다가 설상가상으로 환율위기까지 직격탄을 가하면서 현대차의 밑둥 자체가 흔들리는 양상이다.
전반적으로 한국경제를 바라보는 시선이 좋지않다. 멀지않아 부동산거품이 파열될 것이고, 상당수 굴지의 기업들이 국제적 경쟁력을 상실하면서 '2차 구조조정' 위기를 맞게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1997년 IMF사태전 기아차가 그러했듯, 그 시발점이 현대차가 될 수도 있다는 불길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가장 큰 위기는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못하는 데 있다. 울산은 1997년 IMF사태후 잠시 고통을 겪다가 IMF사태전 달러당 7백원 하던 환율이 1천3백~1천4백원대까지 오르면서 지난 10년 가까이 원저(低) 혜택으로 황금시대를 구가해왔다. 이제 그 시대가 끝났다. 새로운 위기가 시작된 것이다. 현대차 구성원들의 엄한 현실인식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현대차 노조 집행부, 대의원 투표도 없이 만장일치로 파업 결의
현대차 노조는 12일 임시대의원회의에서 파업을 결의했다. 그러나 이날 임시대의원회의에서도 찬반투표를 하지 않고 만장일치 형태로 파업을 결의했으며 조합원 찬반투표도 하지 않기로 해, 노조 집행부가 직접 투표시 부결을 우려해 절차적 민주주의를 무시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 울산시 북구 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참가 대의원 3백여명(전체 4백55명)의 만장일치로, 오는 31일까지 1단계 파업투쟁을 하기로 결의했다. 노조 집행부는 임시대의원대회에서 파업이 결의된 만큼 따로 파업 돌입 여부를 묻는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는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임시대의원대회 과정에 노조 집행부가 투표없이 만장일치로 파업안 결의를 주문한 반면, 일부 대의원은 투표로 결정하자고 주장해 정회를 거듭하는 등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져 향후 파업결정의 절차에 대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파업결의로 노조는 현 노조집행부 임원 6명, 본부장 6명, 사업부 대표 9명 등 모두 21명으로 이날 중 중앙쟁대위를 구성해 앞으로의 파업 등 투쟁일정과 수위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중앙쟁대위는 일단 사측에 성과급 지급, 노조간부 고발 철회 등을 요구한 뒤 사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다음주부터 파업에 들어간다는 방침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어 오는 31일 임시대의원대회를 다시 열어 2단계 파업일정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사측 강력대응 "타협은 없다"
사측은 이에 대해 파업결의 절차상의 하자를 제기하며 “노조의 파업 결의는 불법 파업 결의"라며 "실제 파업에 돌입하면 민·형사상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강력대응 방침을 밝혔다. 파업결의는 이후 조합원 총회와 쟁의조정기간(10일)을 거치면 합법파업이 되지만, 노조는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를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사측은 지난 3일 시무식때 현대차 노조의 폭력 사태가 발생하자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노사관계를 만들겠다"며 노조간부 22명을 고소한 데 이어 26명에 대해 10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
재계도 현대차측에 "명분없는 이번 노조파업에 절대로 밀려선 안된다"고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차에 밀려 퇴출위기 직면한 '위기의 현대차'
'세계 빅5' 등극을 목표로 지난 수년간 약진을 거듭하던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가파른 원고(高) 등으로 심각한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는 게 국내외의 공통된 판단이다. 기업의 미래가치 척도인 주가만 봐도 1년전 9만9천원이던 것이 12일 현재 6만4천원으로 3분의 1이나 급락했다. 한때 60% 가까이 갔던 외국인 보유비율도 41%로 급락했다.
특히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1천8백32억원과 순익 2천8백2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31.7%와 47.1% 감소해 시장이 큰 '어닝 쇼크'를 안겨주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증권사 평균전망치에 비해 1천억원 가량 낮은 수치여서 시장을 당황케 했다.
그후 상황은 더욱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해 12월18일 일본의 경제통신 <NNA>에 따르면, 원고(高)로 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자동차의 시판가격을 잇따라 인상했다.그 결과 현대차의 미국내 경쟁력은 저하돼, 도요다 자동차 '캄리'를 100으로 했을 때 같은 중형차인 '소나타'는 2006년형 87.3에서 2007년형은 91.2로 급상승했다. 또한 2005년형 도요다 'RAN4'에 대한 2006년형 '시슨'의 가격은 85.1이었던 것이 내년형 모델은 90.8로 높아진다. 중고차 값이 일본차가 월등히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본차와의 가격경쟁력 상실 일보직전의 위기다.
지난해 미국에서 시판되는 자동차가격 상승률은 현대차가 단연 1위. 지난해말 대비 올 10월까지 현대차 상승률은 9.2%를 기록한 반면, 포드는 0.7%, 도요다는 0.5% 상승에 그치고 일본의 닛산차는 도리어 4.1% 가격을 인하했다. 원고가 계속될 경우 현대차값이 일본차값을 추월하며 일본차에 밀려 국제시장에서 퇴출될 지도 모른다는 극한적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현대차가 지난해 목표량 달성 미달이라는 이유로 성과급 50% 삭감을 결정한 것도 이런 위기감의 산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차는 올 들어 광고비를 전년대비 40% 삭감키로 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내부적으로 위기감이 팽배하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런 식의 흐름이 반전되지 않으면, 현대차는 내년께 적자로 반전될지도 모른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울산 황금시대'는 끝났다
현대차의 파업은 연례행사다. 회사가 돈을 많이 벌면 직원들도 많은 혜택을 받아야 함은 당연하며 이를 위한 노동쟁의도 필요하다. 따라서 파업 자체만 놓고 위기를 논하는 것은 지나치다. 그러나 확장기때 파업과, 위기때 파업은 다르다. 지금 현대차는 분명 객관적으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 채용비리 등 심각한 도덕적 위기에 직면했다. 현대차 경영진도 비자금 비리 등으로 치명적 도덕적 위기를 노정했다. 노사 모두가 국민앞에 고개 들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다가 설상가상으로 환율위기까지 직격탄을 가하면서 현대차의 밑둥 자체가 흔들리는 양상이다.
전반적으로 한국경제를 바라보는 시선이 좋지않다. 멀지않아 부동산거품이 파열될 것이고, 상당수 굴지의 기업들이 국제적 경쟁력을 상실하면서 '2차 구조조정' 위기를 맞게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1997년 IMF사태전 기아차가 그러했듯, 그 시발점이 현대차가 될 수도 있다는 불길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가장 큰 위기는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못하는 데 있다. 울산은 1997년 IMF사태후 잠시 고통을 겪다가 IMF사태전 달러당 7백원 하던 환율이 1천3백~1천4백원대까지 오르면서 지난 10년 가까이 원저(低) 혜택으로 황금시대를 구가해왔다. 이제 그 시대가 끝났다. 새로운 위기가 시작된 것이다. 현대차 구성원들의 엄한 현실인식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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