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2만1천5백 명의 병력을 이라크에 추가 파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은 물론 일부 공화당의원들까지 추가 파병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어 부시대통령과의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부시대통령은 백악관이 TV 연설에 앞서 미리 공개한 발표 자료에서, “지금 물러난다면 이라크 정부의 붕괴만을 초래할 것”이라며 “이럴 경우 미군은 이라크에 더 오래 주둔해야 하고 더 많은 적들과 대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이라크 치안을 확보하기 위한 충분한 병력이 없었다”며 “지금 추가 파병할 경우 이라크 정부로 하여금 폭력사태의 악순환을 깨고 우리 미군을 하루라도 빨리 귀국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시대통령은 이와 함께 이라크 정부가 스스로의 책임을 지도록 요구했다. 그는 “미국이 언제까지나 이라크를 책임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만약 이라크 정부가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면 더 이상 미국의 지지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라크 경제를 재건하고 국민들의 상처를 달래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라크 정부만이 현재와 같은 폭력 사태를 종식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라크 정부가 강력한 정책을 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시대통령의 추가 파병 계획이 실행된다면 이라크 주둔 미군은 현재 13만2천명에서 15만3천5백 명으로 증가하게 되며 56억 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4년 가까이 지속된 이라크 전쟁으로 인해 지금까지 3천명이상의 미군이 숨졌으며 4억 달러 이상의 전비를 지출했다.

한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연설 전 부시대통령을 만나 파병 반대 입장을 재차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미 두차례나 추가 파병을 했지만 실패했다”며 “왜 또 다시 이 같은 방법을 취하는지 의문이 남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상하원은 부시대통령의 추가 파병을 막기 위한 투표 절차를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