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새 기술 부작용 생기면 일단 중국식으로 통제"

김정호 대표 "17년 전에는 이메일 공짜서비스한다고 호통치더니..."

2018-01-12 15:01:21

네이버 창립멤버인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가 12일 가상화폐거래소 폐쇄 방침을 밝힌 법무부, 금융위원회 등 정부에 대해 신랄히 비판하고 나섰다.

김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항상 새로운 기술에 의한 서비스가 나오고 부작용이 생기면 한국은 일단 중국식으로 생각하고 통제, 조치하려는 그리고 그렇게 하라는 움직임이 먼저 생깁니다"며 "유구한 관료제, 통제 사회 역사의 영향"이라고 힐난했다.

그는 이어 "그리고 세밀한 검토를 해보면 우리의 정서와는 다른 서구의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현실을 발견합니다"라며 "미국, 유럽, 일본에서 폐쇄하지 않으면 우리만 폐쇄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중국이나 북한은 그냥 합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더 나아가 "저는 또 반복되는 역사의 한 장면을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면서, 자신이 17년 전에 경험한 관료주의의 폐단을 상세히 전했다.

그는 "17년 전. 갑자기 정보통신부 차관님 주재 회의에 참석하라는 연락을 받고 광화문 KT빌딩 꼭대기 층 회의실에 갔더니 야후, 다음, 네이버 3개 회사의 대표급을 앉혀놓고 공무원들이 공격을 시작합니다"라면서 "약 1시간 동안 이어진 호통치기의 내용은 이렇습니다"라며 당시 공무원들의 질책 내용을 소상히 전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공무원들은 "요즘 무료 이메일 서비스가 무분별하게 제공되어 청소년들도 쉽게 이메일 계정을 만들 수 있는데, 청소년들이 쓰는 이메일 주소로 음란, 도박, 폭력, 자살을 조장하는 메일까지 아무런 통제 없이 대량 수신되고 있다"며 "이메일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막대한 수입을 올리고 있는 포탈은 아무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가? 언론에서 문제 해결을 요구하고 있고, 학부모 단체에서 성명을 내고 있는데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당신들도 아이를 키우고 있지 않는가?"라고 질타했다.

김 대표는 이에 "중간 휴식 시간에 모두들 황당해서 말을 못하고 있다가 그냥 제가 총대를 메기로 했습니다. 다음이나 야후보다 늦게 이메일 서비스를 시작해서 괘씸죄로 폐쇄되어도 피해가 덜하고 화가 나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제 답변은 이랬습니다. 1. 현행법상 이메일을 무단으로 열람할 수 없다. 법이 없어도 하면 안 된다. (중국이나 북한은 가능) 2. 포탈사업자가 스팸메일 대량 발송으로 돈을 버는 게 아니라 피해를 보고 있다. (하드디스크 구매) 3. 스팸메일 대량 발송으로 돈을 버는 업체를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고 전했다.

공무원들은 이에 "이런 나쁜 메일을 대량으로 발송하고 돈을 버는 업체가 누구인가?"라고 추궁했고, 김 대표는 "우리가 회의하고 있는 이 건물의 주인인 KT입니다. 당시 IDC를 직접 운영했던 회사가 가장 빠르고 저렴하게 대량 스팸메일을 발송할 수 있었습니다. KT의 시장점유율은 55% 정도"라고 답했다.

그러자 공무원들은 갑자기 정회가 선언되고 우당탕탕 부산하게 속닥거리더니 "오늘 회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라며 서둘러 회의를 끝냈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김 대표는 "뭐야? 청소년 보호 대책을 만들어야지. 그냥 이걸로 끝? KT 이메일 발송 서비스가 문제가 아니잖아요? 포탈이 보낸다니까 그게 아니라고 한 건데 이걸로 그냥 끝이라니? 어휴 ㅠㅠ"라며 "그날 회사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나 지금이나 같은 생각"이라며 17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탁상 관료주의를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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