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주택임대사업자 등록 의무화' 결국 포기

"등록 임대사업자 감세 헤택 줘도 등록 안하면 2020년이후 검토"

2017-12-13 15:03:52

정부가 등록하는 임대주택 사업자에게 임대소득세 등 각종 세금과 건강보험료 감면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임대사업자 등록을 유도하기로 했다.

그러나 주택임대사업자 등록 의무화는 문재인 정부 말기인 오는 2020년이후에나 단계적으로 검토하기로 해, 문재인 정부 하에서 등록 의무화는 사실상 물 건너간 모양새다.

국토교통부는 1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행정안전부 등과 함께 등록된 임대 사업자에 대해 세금과 건보료를 최대한 깎아주되, 장기임대를 유도하기 위해 8년 이상 장기임대 위주로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등록 임대주택자는 임대료 인상률을 기존 계약분의 5%로 제한해 사실상 전월세상한제가 적용되고 임대 기간도 4~8년 의무화해야 해, 과연 이 정도 세금혜택을 받고자 자발적으로 등록하는 임대사업자가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주택재고 총 1천988만채 중 개인이 보유한 주택은 1천759만채이고, 이중 임대용 주택은 총 595만채로 추정된다. 이들 임대용 주택 가운데 현재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주택은 13%(79만채)에 불과하고 나머지 516만채(87%)는 미등록 상태다.

따라서 이들 516만채를 보유하고 있는 임대사업자들을 '세금'을 통해 등록으로 유도하겠다는 셈이다.

정부는 우선 내년까지 유예됐던 연 2천만원 이하 임대소득자에 대한 분리과세는 예정대로 2019년부터 재개하고 건강보험료도 다시 부과한다.

이렇게 되면 연간 임대소득이 2천만원 이하인 집주인들의 세금과 건보료 부담이 부쩍 높아진다. 정부는 이에 등록 임대사업자에 대해선 임대 소득세에 대한 필요경비율을 현행 60%에서 70%로 높이고, 미등록 사업자에 대해선 50%로 낮춰 등록 사업자가 상대적으로 세금을 덜 내게 할 방침이다.

또한 연간 임대소득 2천만원 이하 등록 임대사업자에게는 임대의무 기간 건보료 인상분을 임대 기간에 따라 8년은 80%, 4년은 40% 깎아주기로 했다.

이와 함께 등록 임대주택에 대한 취득세·재산세 감면도 당초 내년 말에서 2021년 말로 3년 연장시켜 주기로 했다.

양도소득세 감면은 8년 이상 장기 임대사업자를 중심으로 혜택이 강화된다.

이밖에 임대차계약 갱신거절 통지기간을 '계약 만료 1개월 전'에서 '계약 만료 2개월 전'까지로 단축한다. 이에 따라 2개월 전에 거절을 통지하지 않으면 동일조건으로 다시 임대차한 것으로 간주한다.

정부는 이번 방안을 통해 자발적 임대주택 등록을 유도하지만, 효과가 기대가 못미친다고 판단되면 오는 2020년부터 등록 의무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이와 연계해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2020년은 문재인 정부 4년차로 사실상 정권 말기에 속해, 등록 의무화 같은 강도높은 개혁 조치는 불가능한 시점이다.

당초 김현미 국토부장관은 취임초 다주택자들에게 세금 혜택 등을 통해 등록을 유도한 뒤 내년 4월부터 다주택자 보유세 중과를 통해 등록 의무화를 강행하겠다고 호언했으나, 부동산경기 침체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기재부 등에게 밀려 결국 흐지부지된 모양새다.

문재인 정부 출범후 각종 부동산투기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서울 등의 아파트값이 상승 행진을 멈추지 않으면서 부동산 버블이 커지고 전-월가가 급등하면서 서민 등 무주택자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것도 '부동산 거품이 터지면 망한다'는 경제관료들의 구태의연한 논리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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