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사냥 당했다". 김종훈, 美신문 통해 한국 비난

"한국 정관계, 내 장관직 수행에 저항"

2013-04-01 09:21:01

각종 의혹으로 낙마한 김종훈 전 미래창조과학부장관 내정자가 31일(현지시간) 미국의 유력일간지에 자신의 장관 낙마 책임을 한국 탓으로 돌리며 글을 기고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전 내정자는 3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새로운 세상의 오래된 편견'(Old prejudices in new world)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정치에 진지하게 관심을 가져본 적이 결코 없었던 내가 그런 (장관직 수락) 결정을 한 것은 좀 순진했다"며 "정·관·재계에서 변화에 저항하는 세력들은 주로 내 국적을 문제삼아 반대했다. 현재 (한국의) 정치적 환경과 기업 환경에서는 아웃사이더인 내가 장관직을 수행할 수 없다는 게 명백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더 나아가 "마녀사냥(witch hunt)에 비유할 수 밖에 없는 독기서린 공격은 인터넷은 물론 주류 언론 매체도 마찬가지였다"며 "예를 들면 나는 스파이였고, 내 아내는 매매춘에 연루됐다는 식의 중상모략을 당했다"고 언론 탓으로 하기도 했다.

그는 "21세기에 가장 성공하는 국가와 경제는 국적과 관련된 오랜 편견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출생지에 관계없이 능력있는 인재들을 끌어들이고 이들에게 자리를 내주는 이민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미국 중앙정보국(CIA) 자문위원직을 자랑스럽게 맡았으나 이 자리는 결국 조국인 대한민국에서 장관직 내정 후에 갖가지 소문을 만들어 내는 단초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에 대한 나의 사랑은 깊고 강하기 때문에 이런 미국의 축복에 영원히 감사할 것이고, 이는 이 나라에 봉사하겠다고 결심한 이유"라며 "그러나 나는 내가 태어난 나라도 항상 사랑해 왔다"고 강조했다.그는 한국경제에 대해선 "한국이 '아시아의 호랑이'로 고속성장한 데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면서도 "한국의 10대 재벌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80%를 차지하지만 이들의 고용 규모는 전체의 6%에도 못 미치는 등 내부적으로는 문제가 많다"고 한국의 재벌중심경제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또 "한국은 가격경쟁력 유지 등을 위해 생산시설을 외국으로 옮기고 있고, 대학 졸업자 실업률이 지나치게 높고, 중국과 인도 등 이웃국가들의 부상으로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의 글에 대해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1일 트위터를 통해 "김종훈씨 미국 가서 워싱톤포스트에 한국 민족주의가 장관되는 것 막았다, 정치권 관료조직의 변화 저항세력및 업계가 반대했다고 기고?"라며 "이민세금 부동산투기등 제 탓이오는 없고, 17초 사과에 이어 외국에서까지 4강대사 엠바고와 3중 망신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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