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박근혜판 '新보도지침' 하달이냐"

언론노조 "방송사들, 오히려 새누리에 유리한 보도했거늘"

2012-11-13 09:15:54

권영세 새누리당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이 12일 방송 3사가 박근혜 후보에 대해 형평성을 잃은 편파방송을 하고 있다고 비난한 데 대해 언론노조가 "언론에 대해 협박성 망언을 쏟아냈다"고 강력 질타했다.

언론노조는 12일 긴급성명을 통해 권 실장 발언을 이처럼 '협박성 망언'으로 규정한 뒤, "새누리당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이라는 자의 언론관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언론노조는 이어 "자신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공개적인 기자간담회까지 자청하며 언론의 자율성을 이토록 무참히 짓밟는 발상이 대체 어떻게 가능할 수 있다는 말인가"라며 "언론이 국민이 아니라 새누리당만을 바라보며 보도해야 하는 곳인가? 언론이 새누리당 입 속의 혀라도 되어야 하는가? ‘보도량이 마음에 안 든다. 내용이 마음에 안 든다’라면서 ‘이것이 문제다, 이렇게 보도해달라’라고 윽박지르는 행태는 과거 박정희-전두환 시대의 보도지침과 대체 무엇이 다른가? 가히 새누리당 박근혜판 ‘신(新)보도지침’을 하달해 언론사와 언론인을 협박하려는 것인가?"라고 융단폭격을 퍼부었다.

언론노조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권영세가 문제 삼은 단일화 제안 이후의 지상파 방송 보도는 오히려 새누리당에 유리한 보도 행태가 적지 않았다"며 구체적 예를 열거했다.

언론노조는 "당장 단일화 회동이 제안된 5일, KBS는 다른 방송사와 달리 관련 소식을 톱뉴스가 아니라 세컨톱 단락인 4번째 꼭지로 내려서 다뤘다"며 "5일과 회동일인 6일 이틀 내내 별도 분석 기사 없이 단일화 스트레이트 1꼭지씩만 다루고 ‘사기극’을 주장하는 새누리당의 반응은 크게 다룬 MBC는 7일부터는 아예 상식에 어긋난 편집을 했다. 단일화 비판을 하는 새누리당 기사를 먼저 앞세우고, 정작 단일화 관련 소식은 그 뒤에 배치하는 상식 이하의 편집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언론노조는 또한 "그나마 최소한의 균형을 유지한 SBS 보도 역시 5일 세 후보 동정 꼭지 제목을 <“北 지도부 만나겠다”.. 교육 육아 공약 발표>로 달면서 박근혜 후보의 워딩만 부각하는 효과를 낳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언론노조는 결론적으로 "그의 발언은 언론인들을 우롱한 것임은 물론 국민을 무시한 희대의 망언이다. 이러한 작태는 KBS 사장에 ‘편파방송의 종결자’ 길환영을 임명하고, MBC 김재철 해임안 부결을 지시한데서 보듯, 지난 5년간의 언론장악 책동을 세습해 박근혜식 신보도지침 시대를 꿈꾸겠다는 새누리당의 망상에 따른 발로"라고 거듭 질타하며 권 실장과 새누리당의 즉각적 사과를 촉구했다.

언론노조는 지상파 방송사들에 대해서도 "혹여 권영세와 새누리당의 언론 자율성 침해, 언론 장악용 발언의 위세에 눌려 자신들의 보도를 ‘자기 검열’하는 비극적인 일은 절대 없기를 바란다"며 "각 방송사의 정치부 기자 조합원들은 권영세의 협박 발언에 굴하지 말고, 낙하산 세력에 당당히 맞선 치열한 보도투쟁을 통해, 대선 시기 국민들에게 공정보도를 제공하는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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