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12일 박근혜 대선후보의 인혁당 발언에 대한 사과 논평을 낸지 3시간 만에 해당 논평을 취소하기로 하는 등 패닉적 갈팡질팡을 거듭하고 있다.
홍일표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4시께 국회 브리핑을 통해 "박 후보의 표현에 일부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사과한다"고 사과 논평을 냈다. 홍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오후 브리핑 직전에 논평 전문을 박근혜 후보 핵심인사인 고위관계자에 보내 확인을 요청했고 해당 고위관계자로부터 "좋다"고 답을 받고 브리핑을 했다.
그는 그러나 박근혜 후보가 논평 직후 "상의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자, 이날 오후 7시께쯤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가 후보측에 전해주고 '좋다'고 했었는데 그게 후보님에게 전달이 안 된 것 같다"며 "지금 후보께서 사과의 준비가 아직 안 된 것 같으니까 사과 부분은 브리핑에서 취소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가 좀 더 확실하게 체크하지 못한 불찰은 있다"면서도 "어쨌든 당의 다른 의원들과 상의를 했었고 그런 것이 좋겠다는 중지가 모여있다고 볼 수가 있지 나 혼자만 이렇게 한 건 아니다"라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나로서는 출구전략이 필요하단 생각에서 추진한 건데...언젠가는 한번은 얘기를 했어야 했잖나"라고 덧붙였다.
그는 더 나아가 "대변인 사표를 내야겠다. 책임을 져야하니까..."라고 대변인직 사퇴를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자 박 대표 측근인 이상일 대변인은 홍 대변인의 사의 표명이 3시간 지난 이날 밤 9시 반께 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오늘 홍일표 대변인이 발표한 것에 대해서는 후보와 상의한 적이 있는가 확인해 달라는 요구가 있어서 상의한 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었다"며 "후보의 생각은 과거 수사기관 등 국가 공권력에 의해 인권이 침해된 사례가 있었고 이는 우리나라 현대사의 아픔이라고 생각한다. 피해를 입으신 분들의 아픔을 깊이 이해하고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는 것"이라고 두루뭉실 말했다.
이에 기자들이 박근혜 후보의 인혁당 발언을 사과하는 거냐 아니냐고 묻자 "논평 그대로만 받아들여달라"며 곧바로 당사를 떠났다.
새누리당의 고위 관계자는 "최근 박 후보 주변의 기류는 '대선은 이미 이겼다'는 기류가 팽배하면서 박 후보도 긴장감이 풀린 것 같다"며 "꼭 2002년 대선때 이회장 캠프 분위기처럼 돌아가는 것 같다"고 탄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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