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수 "돈 안돌려주면 민주당 초토화"

"대선 날아가고 너 죽고 나 죽자", 양경숙 압박 녹취파일

2012-09-03 05:59:23

양경숙 전 '라디오21' 대표에게 40억원을 건넸다가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공천을 받지 못한 부산지역 시행업자 정일수씨(53) 등이 지난달 양 전 대표를 만나 “돈을 돌려주지 않으면 민주통합당을 초토화시키겠다”고 압박하는 녹취 파일이 검찰에 압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3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검찰은 또 양씨와 그에게 투자 및 공천 청탁 명목으로 돈을 건넨 정일수씨 등 사이의 대화 내용이 담긴 녹취파일을 입수해 분석을 마쳤다.

정씨와 강서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이양호씨, 세무법인 대표 이규섭씨 등 3명은 지난달 15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양씨의 집을 찾아가 자신들의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했고, 양씨는 이들에게 “늦어도 24일까지 투자금을 정산해주겠다”고 했다.

그러자 정씨는 “만약 그때까지 돈이 나오지 않으면 민주통합당을 초토화시키겠다”며 “대선 날아가고, 너 죽고 나 죽고 하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와 동행한 다른 사람들은 양씨를 상대로 돈을 주고받은 통장의 입출금 내역을 보여달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녹취 내용 중에는 공천 청탁 대상으로 의심받고 있는 박지원 원내대표에 대한 언급은 포함되지 않았다.

전날인 지난달 14일에는 정씨와 함께 돈을 낸 이양호씨가 박지원 원내대표를 직접 만났다. 이씨는 지난 2월9일 박 원내대표의 명의로 온 문자메시지를 보여주면서 “왜 공천을 받지 못했느냐”고 박 원내대표를 압박했다. 하지만 이 문자메시지는 양씨가 박 원내대표를 사칭해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검찰은 양씨와 회사 명의로 된 계좌의 입출금 내역을 분석한 결과 양씨와 돈거래가 빈번한 계좌주 26명을 선별, 이들 중 노사모 전 대표 노혜경씨를 비롯한 3명을 먼저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이들 셋은 모두 여성이다. 이들은 평소 양씨와 사업상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노씨는 양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문화네트워크와 피알미디어에서 등기이사를 지냈다.

양씨는 검찰에서 “노혜경씨 등과는 동업 관계로 월급을 줬거나 투자금을 반환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양씨는 정씨 등에게서 받은 돈에 대해서도 공천 명목으로 받았지만 유세용 홍보차량(탑차)과 선거 로고송 사업에 대부분 썼다고 진술했다고 <경향>은 전했다.
Copyright ⓒ 2006-2024 Views&News.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