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월계동의 주택가에서 검출된 방사성 물질은 치명적 방사능 물질인 '세슘'인 것으로 2일 밝혀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이날 낮 현장 조사를 마친 뒤 도로 포장에 사용된 아스팔트에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137이 들어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세슘137은 물체의 두께를 잴 때 사용하는 등 산업체에서 쓰이는 인공 방사성 물질로, 세슘 반감기는 무려 30년에 달하며 감염시 암이나 유전자 변이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세슘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후 후쿠시마 일대의 어린이와 주민 신체에서 검출되고 있는 물질이기도 하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은 그러나 "정확한 방사성 세슘의 농도에 대해선 3~5일 뒤에 발표하겠다"며, 주민들에 대해선 “매일 1시간 이상 누워있지 않으면 이상 없다”며 걱정할 것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은 또한 해당 주택가의 방사선량은 평균 1.4마이크로시버트로 일반적인 환경보다 10배 이상 높게 나왔지만 인체에 악영향을 줄 수준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문제의 세슘과 방사능이 검출된 월계동 주택가는 검출지점에서 100미터 남짓 떨어진 곳에 신화초등학교가 위치해 학생들은 이 도로를 통학로로 이용하고 있으며 주변 주택가에도 많은 주민들이 살고 있어, 인체에 악영향을 줄 수준이 아니라는 당국 발표에 대한 비판여론이 일고 있다.
환경연합은 이날 오전 긴급 기자화견을 통해 "예전에 아스팔트 도로를 깔 때 방사능에 오염된 콘크리트가 사용되어졌을 수 있다고 판단된다"며 "실제로 인근 공릉동에 있는 연구용 원자로로 해체된 트리가마크Ⅲ에서 나온 콘크리트 중 일부가 국내에서 도로를 깔 때 기초 자재로 쓰였다고 알려지고 있다"며 당국의 철저하면서도 신속한 대응을 촉구한 바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오후 세슘 검출 직후 긴급성명을 통해서도 "반감기가 30년인 세슘137은 핵분열로 생성되는 인공 방사성물질로 우리 몸속에 들어가면 정상세포를 파괴하여 암이나 백혈병을 일으키는 맹독성 물질"이라며 "게다가 고농도 방사선이 계측된 아스팔트 도로는 아파트와 초등학교가 인접한 주택가로 주민들이 매일 이용하는 길"이라며 당국의 안이한 대응을 질타했다.
환경연합은 특히 "오염된 아스팔트가 포장된 것은 적어도 5년 이상으로 보여, 주민들이 이미 장기간 위험한 방사선에 노출됐는지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차일드세이브’와 환경운동연합이 월계동 주택가에서 계측한 방사선량은 시간당 최대 2.5마이크로시버트(원자력안전기술원 1.4마이크로시버트)로 나타났다. 이는 체르노빌의 방사선 관리기준으로 보면 2.0마이크로시버트 이상에 해당해 강제이주 조치를 취해야 하는 높은 수치"라고 강조했다.
환경연합은 따라서 "원자력안전기술원은 월계동 주택가 도로를 ‘방사능 오염지역’으로 선포하고 고농도 방사선이 계측된 구역의 아스팔트를 즉각 철거해야 한다"며 "게다가 방사능에 오염된 아스팔트가 다른 지역의 도로에도 시공됐을 가능성이 높고 실제 관련 제보도 잇따르고 있어서, 민관합동으로 보다 광범위한 실태조사를 시급하게 하여야 한다"며 정부의 적극적 대응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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