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야권단일후보 당선에 조중동 등 보수언론이 패닉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SNS의 전폭적 지지에 힘입은 박원순 당선은 오프라인을 지배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의 패배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은 충격이 워낙 컸던지, 박원순 후보를 당선시킨 동인중 하나인 구태의연한 색깔공세를 계속 폈다.
<조선일보>는 27일자 사설을 통해 우선 "이번 선거 결과는 현 시점에서 이명박 정권과 집권 한나라당에 대한 민심의 표시"라며 "그동안 국민과의 소통(疏通)을 외면한 채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을 밀어붙여 온 이명박 정권에 대한 반감이 그만큼 크게 쌓여 왔다는 뜻"이라며 이번 선거결과를 'MB 심판'의 결과물로 규정했다.
<조선>은 그러나 이어 "이번 선거의 수수께끼는 박원순 후보를 승자로 만든 서울시민이 승자의 본 모습을 모른다는 것"이라며 "서울시민이 이번 선거를 통해 알게 된 것은 시민운동가로서의 박 당선자 얼굴밖에 없다. 박 당선자가 반대하는 세력은 분명해졌으나 그가 누구와 어깨동무하고 1000만 서울시민의 삶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를 짐작하기도 어렵다"고 주장했다.
<조선>은 "그의 오른쪽엔 국가보안법 철폐를 주장해온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 그의 왼쪽엔 UN에 천안함 사건의 정부 발표를 믿지 못하겠다는 의견서를 보낸 참여연대가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며 "이제 박 당선자가 행동을 통해 자신의 머리에 담고 있는 생각을 서울시민에게 그대로 드러내고, 서울시민들은 자신들이 선택한 결과를 지켜볼 차례"라며 시민들에게 악담성 경고로 글을 끝맺었다.
<조선>은 이날자 3면 해설기사에 '수도 맡은 시민운동가...그 옆엔 '左민변 右참여연대'라는 제목을 붙이기도 했다.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도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박원순 당선자를 찍은 시민들에게 저주성 악담을 퍼부었다.
그는 "종북이나 이적행위를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유권자들의 관념적 유희는 조지 오웰의 통찰대로 전쟁과 같은 유혈사태나 경제공황을 부른다"며 "삶의 현실을 직시하도록 만드는 것은 전쟁이나 경제공황이다. 그런 꼴을 예방하려면 선거를 잘 해야 하는데, 이런 국민수준, 이런 정권 수준, 이런 정치 수준, 이런 언론 수준으로는 어렵다"고 비난했다.
그는 더 나아가 "실패의 체험에서 배우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우리가 할 일은 내전적(內戰的) 상황까지 대비하면서 힘을 비축하는 것이다. 물론 김정일 정권이 붕괴하여 종북의 근거지가 소멸되면 좋은데, 이것도 저절로 이뤄지진 않는다"며 '내전'까지 거론했다.
<동아일보>도 사설을 통해 "박 시장은 진보좌파 진영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당선됐지만 좌우 편 가르기나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세력에 대한 배척으로 우리 사회를 더 분열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박 당선자를 찍은 시민들을 '좌파'로 규정한 뒤, "그런 점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반면교사로 삼는 것이 좋다"며 고 노무현 대통령까지 끌어들여 박 당선자에게 경고했다.
<중앙일보> 역시 사설을 통해 "그의 당선을 보는 서울시민의 마음속엔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고 있다. 그를 지지한 사람은 기대감이 크겠지만, 나 후보를 찍은 유권자들에겐 불안감이 앞선다"며 "평생 진보 NGO 활동에만 몸 바쳐온 박 시장이 과연 서울시장이란 막중한 공직을 잘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그에 대한 검증이 혹독했던 것은 이런 보수 유권자들의 우려가 심각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중앙>은 "박 시장은 이제 특정 NGO나 정치집단의 대표가 아니라 서울시민의 대표다. 반대표를 던진 유권자의 마음도 헤아리며 시정을 펼쳐야 한다"며 "특히 이념적으로 민감한 문제에 신중해야 한다. 무상급식에서 대중교통요금 인상까지 어느 하나 민감하지 않은 것이 없다. 많은 유권자는 박 시장이 복마전 서울시정을 개혁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찍었다. 그러나 그들 가운데서도 상당수는 박 시장이 그간 연대했던 급진적 성향의 NGO나 정당들에 휘둘릴까 우려하고 있다"며 거듭 색깔론에 기초한 우려를 나타냈다.
Copyright ⓒ 2006-2024 Views&News.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