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MB 고환율 때문에 한국 물가폭등"

"MB, 환율 강박증 버리고 한국 물가나 낮춰라"

2011-09-07 13:49:05

한국이 원화 강세를 억제하는 정책을 펴면서 인플레이션이 악화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사설을 통해 지적했다.

WSJ 아시아판은 7일 '방황하는 원화'(Won-dering as they wander)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국의 8월 소비자 물가가 작년 동월 대비 5.3% 올라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면서 환율에 대한 "강박증"을 떨치고 국내 물가 안정화에 초점을 맞추라고 조언했다.

신문은 한국 정부가 "은밀히 원화의 평가절하를 시도해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켰다"며 "정책 입안자들은 통화 문제를 악화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WSJ는 대부분 아시아 국가의 통화 가치가 올랐다면서 작년 1월과 비교해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17.5% 상승했고 싱가포르 달러화는 14%, 타이 바트화는 10% 올랐으나 한국 원화의 평가절상률은 8.4%에 그쳐 표면적으로는 한국의 전략이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문은 한국 수출업자들이 엔고 현상으로 고전하는 경쟁 일본 업체에 비해 유리할 수 있지만, 한국의 높은 물가상승률은 '값싼 원'이 '비싼 대가를 치르는 전략'이 될 수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일침을 놨다.

신문은 한국이 지난 2007년과 2008년에도 똑같은 게임을 하다 물가상승률이 치솟은 적이 있다면서 정책 입안자들이 이번에는 더 영리한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은 물가 인상을 감안할 경우 실질적으로 '마이너스'인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을 억제해 물가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환율에 대한 강박증을 떨치고 통화정책의 초점을 국내 물가 안정에 맞추는 것을 출발점으로 삼으라고 충고했다.

WSJ는 이어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수입이 늘어나면 국내에서 제품가격 인하 경쟁이 거세질 것이라면서 정치인들이 물가를 진정시키기 위해 FTA와 별개로 '일방적'인 시장개방 조처를 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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