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청이 우면산 산사태와 관련, 정부에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요청하고 정부가 사실상 이를 수용키로 한 데 대해 서울환경연합이 1일 "서울시와 서초구가 주민들에 대해 사과하고 배상해야 할 일이지, 국민들이 책임을 나눠지고 피해주민들을 지원해야하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서울환경연합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번 사태는 명백히 서울시와 서초구의 부실관리와 정책 실패에 의한 사고"라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환경연합은 또 "서초구의 피해가 적지 않지만, 이번 사태를 ‘천재지변’, ‘극심한 피해’라 보기 어렵고, ‘국가차원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도 동의하기 힘들다"며 "또한 특별재난지역 추진이 수해 사태의 원인을 천재지변으로 규정하고자 하는 서울시와 서초구의 불순한 의도와 연결되어 있다고 이해하고 있다"며 서울시 등이 책임 공방에서 벗어나기 위한 꼼수를 부리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서울환경연합은 이와 함께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돼 대규모 토목공사판이 벌어질 것이 우려된다. 재난지역 선포 시 수천억에서 1조원대의 비용이 지원될 것인데, 이는 하수관거 정비, 펌프장 증설, 사방 사업 등의 분야에서 대규모 토목 사업들을 불러 올 것"이라며 "따라서 재난지역 선포는 곧 세금의 무덤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서울시 관계자는 3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시의 수해 방지 사업에 15조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기 시작했다.
서울환경연합은 결론적으로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 비용 180억원, 양화대교 사업비 500억원, 5년 간의 한강르네상스 사업비 1조 2천억원 등 전시성 사업, 토목 사업에 천문학적 예산을 낭비하고 있는 서울시가 국민들에게 손을 벌이는 것은 무책임하다"며 "서울시의 뻔뻔함과 이명박 정부의 편파성에 대해 부끄럽고 민망하다"고 맹비난하며 거듭 특별재난지역 선포 반대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논평 전문.
서초구에 특별재난지역 선포 계획은 제도의 오용이다.
정부(행자부, 맹형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는 집중호우(7.26~29) 피해지역에 대해 ‘신속하고 철저한 피해조사를 거쳐, 신속히 복구비용을 지원 할 예정이며, 특별재난지역 선포기준을 넘어서는 자치단체에 대해서는 특별재난지역 선포와 함께 복구비용을 최대한 빠르게 지원키로 했다.’고 밝혔다(행안부 보도자료 링크). 이를 구체적으로 취재한 언론들은 서초구의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기정사실화 하며, 피해 조사단이 피해 규모를 95억원 이상으로 집계하는 것으로 절차를 끝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관련하여 서울환경연합은 ‘정부의 서초구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선포 계획’이 부당하며, 졸속이라 평가한다. 서초구의 피해가 적지 않지만, 이번 사태를 ‘천재지변’, ‘극심한 피해’라 보기 어렵고, ‘국가차원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도 동의하기 힘들다. 또한 특별재난지역 추진이 수해 사태의 원인을 천재지변으로 규정하고자 하는 서울시와 서초구의 불순한 의도와 연결되어 있다고 이해하고 있다. 또한 지자체의 치수정책 실패를 국가가 세금으로 보상할 경우, 지자체의 도덕적 해이와 제도의 파행을 통제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
특별재난지역(特別災難地域)은 ‘천재지변과 대형사고 등으로 국가기반체계가 마비되거나 전염병 확산 등 극심한 피해가 발생하고, 수습과 복구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특별한 조치와 지원이 필요한 지역’이다.
주요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특별재난지역 선포 기준을 95억원으로 정한 것은 불합리하다. 도시 시설이 집중된 서초구에 95억원을 기준으로 삼는 것은 지나치게 문턱이 낮을 뿐더러, 반대로 시설 투자가 적은 농촌지역의 경우에는 과도하다. 이는 지난해 4000여 가구가 침수됐던 강서 양천지역, 그리고 태풍콘파스에 의해 초토화됐던 서해안 지역조차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지 못했던 것과 비교할 때 불공평하다. 또한 재정여력이 월등한 서울시, 특히 서초구가 95억원 근거로 국가적 지원을 요청하는 것도 수긍이 가지 않는다.
특별재난지역 지정 내역 - 1995년 7월 삼풍백화점붕괴사고 지역 (서울) - 2000년 4월 동해안 산불 (고성ㆍ삼척ㆍ강릉ㆍ동해ㆍ울진) - 2003년 2월 대구지하철화재참사 (대구 지역) - 2007년 12월 삼성크레인-허베이스피리트호 기름유출 (태안군 등) - 2008년 7월 태풍 및 집중호우 피해(봉화군 등 67개 시군) - 2009년 3월 장기간 가뭄(태백, 정선군)
둘째,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돼 대규모 토목공사판이 벌어질 것이 우려된다. 재난지역 선포 시 수천억에서 1조원대의 비용이 지원될 것인데, 이는 하수관거 정비, 펌프장 증설, 사방 사업 등의 분야에서 대규모 토목 사업들을 불러 올 것이다. 현재 서울시는 편향적 시각의 전문가들로 조사단을 구성해 조사를 시작했는데, 이들에 의해 서울시의 주장을 합리화하고 막대한 비용의 치수 시설들을 건설하자는 결론이 예상된다. 따라서 재난지역 선포는 곧 세금의 무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셋째, 이번 사태는 명백히 서울시와 서초구의 부실관리와 정책 실패에 의한 사고다. 따라서 서울시와 서초구가 주민들에 대해 사과하고 배상해야할 일이지, 국민들이 책임을 나눠지고 피해주민들을 지원해야하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다.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 비용 180억원, 양화대교 사업비 500억원, 5년 간의 한강르네상스 사업비 1조 2천억원 등 전시성 사업, 토목 사업에 천문학적 예산을 낭비하고 있는 서울시가 국민들에게 손을 벌이는 것은 무책임하다. 서울시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로서 서울시의 뻔뻔함과 이명박 정부의 편파성에 대해 부끄럽고 민망하다.
서울시와 서초구는 즉각 특별재난지역 지정 요청을 철회하고, 정부도 합리적 조사를 통해 논란이 되는 결정은 피하기 바란다.
2011. 8. 1. 서울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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