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물가와 전세값이 폭등하고 구제역 재앙이 강타하면서 경제 비관론과 불안감이 급속 확산되는 '경제민심 급랭' 현상이 여러 여론조사에서 속속 확인돼, 정부여당에 초비상이 걸렸다. 민심 가운데 '경제민심'만큼 무서운 것도 따로 없기 때문이다.
20일 아산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R&R)>에 의뢰해 11~17일 성인남녀 1천3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재의 국가 경제상황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나쁘다'는 응답이 61.2%로 조사됐다. '좋다'는 응답은 28.4%에 그쳤다.
특히 연령별로는 '나쁘다'는 부정적 평가가 30대에서 무려 70.7%나 나오고 40대에서도 64.5%로 평균보다 높게 나타나, 젊은 세대 사이에 비관론이 팽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경제상황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면서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바라는 여론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내년 대선에서 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36.8%로 한나라당 후보에 투표하겠다는 35.4%보다 높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며 대답을 피한 응답도 27.8%나 됐다. 일반적으로 대답을 피하는 응답층은 실제투표때 야당성향이 강하게 나타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 평가 역시 44.4%로, 비판적 평가 46.7%보다 낮게 나왔다. <R&R> 조사에서 통상적으로 이 대통령 지지율이 50% 전후로 높게 나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 폭의 하락세가 감지되는 숫자인 셈이다.
20일 발표된 다른 여론조사기관 <동서리서치> 조사결과에서도 경제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지난 11일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 경제상황에 대해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29%, '비슷할 것'은 45%, '나빠질 것'은 21.8% 로 조사됐다. 외형적으로 낙관론이 비관론보다 약간 우세한 셈.
그러나 지난해 10월 조사와 비교해보면 비관론이 높아진 수치다. 지난해 10월과 비교할 때 '좋아질 것'(33.4%)이라는 응답은 4.4%포인트,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도 (49.5%) 4.5%포인트 감소한 반면에, '나빠질 것'이란 6.3%포인트나 늘어났다.
특히 자영업층에서 비관론이 확산돼, 자영업층에서 '나빠질 것'이라는 27.1%로 전체평균보다는 5.3%포인트 높았으며, 작년 10월 조사때와 비교해도 5.8%나 높아졌다. 또한 화이트칼라층에서도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은 25.3%로 전체평균보다 높게 나타났다.
김미현 소장은 평화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조사결과를 밝히며 "올해는 내년 4월 총선과 대선을 한해 앞둔 시점이기 때문에 지표경제가 아닌 체감경기가 매우 중요하다"며 "내년 총선과 대선의 유권자들의 주요 투표기준 중 하나가 바로 현정권에 대한 평가이고, 현정권에 대한 평가지준중 하나가 바로 경제라는 점을 다시한번 여권에서는 상기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경고했다.
서울의 한 한나라당 친이계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요즘 지역에 내려가면 마치 벽보고 말하는 것 같다"며 "한나라당을 욕하지도 칭찬하지도 않는다. 그냥 무관심 그 자체"라며 유권자들의 냉담한 민심을 전했다.
그는 "차라리 예전처럼 '4대강 그거 해야 하느냐'고 현안에 대해 반대라도 해 줬으면 좋겠다. 그러면 그게 아니라고 설명이라도 해 줄 텐데 이제는 설명도 듣기 싫어하는 눈치"라며 "한나라당에 그나마 욕하는 것도 애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젠 완전 냉담 그 자체"라고 탄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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