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지역의 험악한 반MB 여론 때문에 좌불안석이라고 <부산일보>가 20일 보도했다.
<부산일보>에 따르면, 의원들은 연말 연초 부산을 다녀온 뒤 이구동성으로 지역 민심이 '위험 수위'라고 진단을 내리고 있다. 이명박(MB)정부가 동남권 신공항과 북항재개발, 물문제 등 지역 현안사업을 외면해온데다 장관 인사청문회 등을 거치며 현 정부를 못믿겠다는 여론이 높았다는 것이다.
정의화(중·동) 국회부의장은 연초 인사청문회 등 당내 이슈가 많았음에도 불구, 바닥민심이 예전같지 않다는 판단에서 시장 상인부터 여론 주도층까지 쭉 둘러봤다. 정 부의장은 "이 정부 들어 부산 현안은 뭐 하나 제대로 해결된 것이 없다"며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내년 총선에서 부산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유재중(수영) 의원도 이달 들어 열흘 이상 부산에 머물고 있다. 유 의원은 "대통령의 지지율은 50% 이상이라고 하지만 지역 반응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지역현안 외면 등 현 정권에 대한 불만이 결국 의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불안감은 다선 보다는 초선의원들에게서 더욱 확연하게 느껴진다.
한 초선의원은 지난 연말 지역구민들을 대상으로 한 자체 여론조사 후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자신에 대한 인지도는 50% 이상 나왔지만 차기 총선에서 현역의원을 찍을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는 대답이 낮게 나왔다는 것. 이 의원 측은 "의정활동 평가가 높게 나왔지만 정부와 한나라당에 대한 지역민들의 반감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며 답답해했다.
초선의원들은 "민심을 다잡기 위한 당 지도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현재로선 별다른 뾰족한 대책이 없다"면서 "결국 의원 개개인별로 각개약진하는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같은 기류를 감지, 부산시당 산하 지역 위원장끼리 수시로 회동을 갖는 등 총선전략 짜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내년 총선에서 부산지역 취약지구를 가려낸 뒤 지명도 높은 인물을 전략공천해 5~6석 가량 뽑아내는 것을 목표로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조경태(사하을) 의원은 "정부 주요 요직 인사에서 부산·경남 출신이 소외받고 있는데다 신공항 등 지역 현안들에 대한 정부의 태도에 지역민들의 자존심이 많이 상해 있다"면서 "예전보다는 친 한나라당 정서가 많이 희석된 상황"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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