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승 교수 "KBS, 진보 패널 출연한다는 이유로 프로 폐지"

"윗선의 낙하산식 방송개입, 프로그램 질 떨어뜨려"

2010-07-11 18:13:18

KBS <TV, 책을 말하다> 진행자였던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가 11일 프로그램 폐지 이유가 진중권씨 주장대로 진보 패널들이 많이 출연했기 때문이라고 주장, 블랙리스트 논란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정재승 교수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2008년 12월말 <TV, 책을 말하다> 담당PD로부터 전화 연락을 받았는데 내용인즉슨, 프로그램이 갑작스럽게 폐지 결정됐다는 것"이었다며 "이유를 물으니, 우리 제작진도 일방적인 통보를 받아 정확한 이유를 몰랐다가 어제야 들었는데, 최근 2주 동안 진보적 지식인들이 패널로 많이 등장했다는 이유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정 교수는 "그 안에 진중권 선생도 포함돼 있었다"며 진중권씨 주장이 사실임을 증언했다.

정 교수는 "KBS 윗선의 급작스런 결정이라 가을 개편때 새 MC로 바뀐지 두 달도 안 돼 "다음주에 뵙겠습니다"라는 인삿말을 한 2009 신년특집 프로그램을 마지막 회로, 정규개편도 아닌 1월초에 마지막 방송을 하게 된 것"이라면서 프로그램 폐지가 '위선 지시'였음을 강조한 뒤, "제작진과 출판계 분들과 함께 다양한 방식으로 결정번복을 노력했으나 속수무책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TV, 책을 말하다>의 갑작스런 폐지는 '낙하산식 방송 개입'의 극단적인 표출이었으며 이로 인해 우리는 권위와 전통을 지닌 소중한 지식프로그램 하나를 잃었다"며 "윗선의 '낙하산식 방송개입'은 프로그램의 질을 떨어뜨리고, PD와 작가분들을 포함한 제작진을 자기검열과 자괴감에 빠뜨리며, 시청자들을 환멸하게 만든다"며 KBS 수뇌부를 질타했다.

앞서 진중권씨는 지난 6일 트위터에 "KBS <TV, 책을 말하다>의 높으신 분께서 진중권 나왔다고 프로그램 자체를 없애버리라고 했다. 그래서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했다가 영원히 못 뵙게 됐다"며 "하는 짓들 보면 저질도 저런 저질들이 없다"고 비난했고, 이에 KBS는 진씨에 대한 고소 방침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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