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26일 밤 천안함 침몰 사고 당시 백령도에서 근무한 해병대 초병들이 물기둥을 목격했다는 군의 발표와 달리 초병들은 군 자체 조사 때 “물기둥을 보지 못했다”고 진술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그러나 사고 원인은 감사 대상이 아니란 이유로 지난 10일 감사 중간 발표에 넣지 않았다고 <한겨레>가 22일 보도했다.
군 관계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3월26일 밤 9시22분께 천안함 사고 발생 지점으로부터 2.5㎞가량 떨어진 백령도 해안초소의 초병 2명이 낙뢰와 비슷한 ‘꽝’ 하는 소리와 함께 하얀색 섬광을 목격했다.
박아무개 상병은 진술서에서 “경계 근무 중 쿵 하는 소리를 듣고 해상 전방 약 4㎞를 쳐다보니 높이 약 100m, 너비 20~30m의 하얀색 섬광이 보였다가 2~3초 뒤 소멸됐다”고 진술했다. 다른 초병인 김아무개 상병도 “하얀 불빛이 주변으로 퍼졌다가 소멸되는 것을 보았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여러 차례 군 조사에서 섬광과 폭발음을 종합해 낙뢰로 판단해 보고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초병이 본 섬광이 뭔지 단정할 순 없지만 물기둥을 확실히 봤다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초병이 물기둥을 관측했다’는 발표는 군의 판단일 뿐 확인된 ‘사실’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천안함 사고 당시 물기둥의 존재는, 천안함이 북한 어뢰 공격을 받아 침몰했다며 민·군 합동조사단이 제시한 중요한 근거의 하나였다. 야당과 참여연대 등은 ‘어뢰 공격이라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거대한 물기둥에 대한 증거가 빈약하다’며 물기둥의 존재 여부에 의문을 제기했지만, 민·군 합조단은 △백령도 초병의 물기둥 목격 △천안함 좌현 견시병의 얼굴에 물방울이 튀었다는 진술 등을 근거로 “수중폭발로 발생한 물기둥 현상과 일치한다”고 반박해 왔다.
천안함 생존 장병들은 4월7일 국군수도병원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물기둥을 보지 못했고 물에 젖지 않았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견시병 등은 배 앞에 있어서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나중에 생각하니 물이 끼얹어진 것 같다는 진술을 했다”며 “물기둥이 없으면 어뢰 공격이 없었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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