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귀남 법무장관이 사형 집행을 강력 시사해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법무부가 지난해 EU(유럽연합)와 협약을 맺으면서 사형을 집행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제출했던 것으로 18일 확인돼 논란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18일 <YTN>에 따르면, 2007년 우리나라는 유럽평의회에 범죄인인도와 사법공조 협약에 가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EU 국가들은 사형제를 모두 폐지했는데 한국은 사형제가 유지되고 있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

그러자 법무부는 지난해 외교부와 협의해 EU에서 인도받은 범죄인의 경우에는 법원이 사형을 선고해도 집행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보내 가입이 신청됐고 협약안은 국회에 제출돼 동의를 기다리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해 9월1일 테리 데이비스 유럽평의회 사무총장이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서한에서 “‘한국 정부가 최근 유럽 인도조약과 추가의정서, 유럽 형사사법공조협약 등에 가입을 요청하면서 가입시 사형의 비적용(non-appliance)을 선언하겠다고 유럽평의회에 약속했다”고 지난해 <한겨레>가 보도하면서 처음 드러났었다.

이런 마당에 이귀남 장관이 시사했던 사형을 집행할 경우 외교적 분쟁이 뒤따를 전망이다.

이같은 서약서 제출 외에 EU는 사형집행국가와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사형집행시 EU 각국 정부의 비준을 기다리고 있는 FTA 체결이 물 건너가고 한국상품의 유럽 수출에 타격이 오는 등 각종 후폭풍이 뒤따를 전망이어서 이 장관의 발언이 경솔한 게 아니었느냐는 논란을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