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쇠고기 수입업자가 배우 김민선에 대해 손배소를 제기하고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이 김민선을 비난하고 나선 데 대해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가 14일 수입업자와 전 의원을 싸잡아 맹비난하며 논란에 가세했다.
진 교수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김민선 피소? 어느 수입업자의 불량한 상도덕>이란 글을 통해 손배소 배경과 관련, "내가 보기에는 고소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다"며 "개인적 차원에서는 쇠고기가 안 팔리는 데에 대한 한풀이. 둘째는, 일반적으로 교양과 재수가 부재한다고 여겨지는 어느 여성의원이 때맞춰 몸소 입증해주신 것처럼 비판적인 입에 재갈을 물리려는 보수진영의 분위기"라며 수입업자와 전 의원 등 보수진영을 싸잡아 힐난했다.
그는 우선 화살을 수입업자에 돌려 "미국산 쇠고기를 팔아 먹는 사람이야 물론 무조건 '안전하다'고 말하겠지요. 아니, 장사꾼이 자기가 파는 물건이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거 봤습니까?"라며 "하지만 그게 '내'가 먹기에 안전한지 안 한지는 어차피 소비자가 하는 겁니다. 쇠고기 장사가 평소에 하는 싸가지를 봐서 소비자가 판단하는 거죠. 이 자가 믿을 만한 가, 믿을 놈이 못 되는가..."라며 미쇠고기 판매 부진 원인을 업자에게서 찾았다.
그는 이어 "강기갑 의원이 밝혀낸 바에 따르면, 수입검역과정에서 불량으로 적발된 대부분의 쇠고기가 미국산이라고 하더군요. 미국산 쇠고기가 2년 연속 불량 1위를 차지했답니다. 이러니 팔리겠어요?"라고 반문한 뒤 "바로 이것이 미국산 쇠고기가 안 팔리는 진정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이 자는 대체 뭐 하자는 건지 모르겠네요. 자기들이 수입하는 식품의 안전성을 제고하고, 소비자들을 안심시키려고 노력하기는커녕, 자기들이 수입하는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못 믿겠다는 발언을 했다고 해서 손해배상을 걸어요?"라며 "적반하장도 유분수지"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더 나아가 "이번 사태는 그냥 불량한 상도덕의 문제"라며 "이 문제,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앞으로 에이미튼가 뭔가... 거기서 고기 떼다 파는 업체들 대상으로 불매운동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아요. 고객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이런 양심 없는 업체들의 물건은 절대로 사주면 안 됩니다"라며 김민선에 손배소를 제기한 에이미트에 대한 불매운동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김민선을 힐난한 전여옥 의원에 대해선 "전여옥은, 정진영이가 적절히 잘 씹어줬다"며 "김민선씨가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는 짧은 한마디로 일침을 가했다.
다음은 진 교수의 글 전문.
김민선 피소? 어느 수입업자의 불량한 상도덕
자기만이 아니라 다른 업체들도 줄줄이 고소할 거라고 하는 것을 보아서, 자기들끼리 얘기가 오갔나 봅니다. 또 그런 얘기를 하는 것으로 보아, 그저 경제적 이유에서 고소를 한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고소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개인적 차원에서는 쇠고기가 안 팔리는 데에 대한 한풀이. 둘째는, 일반적으로 교양과 재수가 부재한다고 여겨지는 어느 여성의원이 때맞춰 몸소 입증해주신 것처럼 비판적인 입에 재갈을 물리려는 보수진영의 분위기.
이 사건을 판단하는 데에 논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일단 미국산 쇠고기가 잘 안 팔린다는 뉴스를 접한 바 있습니다. 마트인가, 백화점에선가 철수를 했다나 뭘 했다나....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하여튼 판매가 매우 부진한 것은 사실인 듯 합니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뭘까요?
1. 정부의 엉터리 협상으로 미국산 쇠고기가 믿지 못할 음식이 되어버렸다는 것입니다. 다섯 가지 빗장을 한꺼번에 열어버렸으니, 당연히 식품의 안정성에 대한 불안은 커질 수밖에 없지요. 촛불 집회 당시 MB가 졸속협상에 대해 입으로 사과를 했지만, 실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다 처리를 해버렸지요. 그것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불신의 근원입니다.
2. 따라서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는 업자라면, 아무리 장사꾼이라도 소비자에 대한 도리를 다 해야 합니다. 일례로 한국에서 촛불집회가 벌어지자, 외려 미국의 도축업자들이 제 정부에 반대해서 수출하는 모든 소에 대해 전수검사를 받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게 제대로 된 해법입니다.
3. 미국산 쇠고기를 팔아 먹는 사람이야 물론 무조건 '안전하다'고 말하겠지요. 아니, 장사꾼이 자기가 파는 물건이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거 봤습니까? 하지만 그게 '내'가 먹기에 안전한지 안 한지는 어차피 소비자가 하는 겁니다. 쇠고기 장사가 평소에 하는 싸가지를 봐서 소비자가 판단하는 거죠. 이 자가 믿을 만한 가, 믿을 놈이 못 되는가...
4. 한편, 강기갑 의원이 밝혀낸 바에 따르면, 수입검역과정에서 불량으로 적발된 대부분의 쇠고기가 미국산이라고 하더군요. 미국산 쇠고기가 2년 연속 불량 1위를 차지했답니다. 이러니 팔리겠어요? 바로 이것이 미국산 쇠고기가 안 팔리는 진정한 이유입니다.
5. 그렇다면 수입업자가 할 일은 분명합니다. 자기 고객의 안전을 위해 미국측에 철저한 검역을 요구하고, 장기 정부를 향해서도 더 철저한 검사를 하도록 요청해야지요. 그래야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자기가 떼다 파는 물건에 책임을 져야 할 거 아닙니까. 조금이라도 양심이 있다면 말이지요.
6. 그런데 이 자는 대체 뭐 하자는 건지 모르겠네요. 자기들이 수입하는 식품의 안전성을 제고하고, 소비자들을 안심시키려고 노력하기는커녕, 자기들이 수입하는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못 믿겠다는 발언을 했다고 해서 손해배상을 걸어요?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7. 이번 사태는 그냥 불량한 상도덕의 문제입니다. 이 문제,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앞으로 에이미튼가 뭔가... 거기서 고기 떼다 파는 업체들 대상으로 불매운동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아요. 고객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이런 양심 없는 업체들의 물건은 절대로 사주면 안 됩니다. 아울러 미국산 떼다가 다른 나라산으로 위장해서 팔아먹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도대체 어느 식당을 가도 미국산 쇠고기를 쓴다는 곳은 하나도 없던데, 도대체 그 놈의 고기는 누가 갖다 먹는다는 겁니까? 이것도 철저히 감시해야 합니다.
아, 소송과 관련한 논점도 있네요.
1. 김민선의 발언을 축어적으로 해석하는 모양입니다. 쉽게 말하면 싼 값에 노트북을 샀는데, 거기에 달린 주변기기가 너무 비쌀 경우 흔히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말하게 되지요. 그랬더니 제조회사에서 "배꼽이 뭔줄 아느냐. 배에 달린 조그만 부위에 불과하다. 그런데 그게 배보다 더 크단 말이냐. 명예훼손이다..." 뭐 이러면서 손해배상 청구하는 꼴이지요. 자기 머리 나쁜 것을 굳이 이렇게 사회문제화해야 하는지....
2. 게다가 그 문장, 제 기억으로는 자기의 주관적 의지를 표명한 것이었습니다. 가령 내가 "납덩이 넣은 중국산 조기를 먹느니, 차라리 청산가리를 먹겠다... " 이런 말을 한다고 해서, 중국산 조기 수입업체들이 "청산가리가 뭔줄 아느냐? 고로 명예훼손이다, 판매에 지장을 받앗다, 손해배상 청구하겠다," 뭐 이렇게 나오면 매우 황당하겠지요? 지금 에이미트 사장님이 이런 코미디를 하고 계신 겁니다.
3. 김민선의 발언으로 쇠고기 수입판매가 타격을 받았다? 세상에... 김민선 발언과 미국산 쇠고기의 판매부진 사이에는 무슨 인과관계가 있습니까? 김민선의 발언으로 정부의 수입정책이 방해를 받았나요? 게다가 두 사건 사이에는 몇 달의 기간이 있습니다. 그리고 쇠고기 판매 시작한 지 벌써 1년 넘지 않았나요? 그런데도 판매가 부실하다면, 거기에는 아마 다른 이유가 있겠지요.
ps.
전여옥은, 정진영이가 적절히 잘 씹어줬습니다. 김민선씨가 힘을 얻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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