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팔레스타인이냐, 대한민국이냐"

네티즌들 "호시탐탐 진압만 노리더니" "철거민도 국민이다"

2009-01-20 10:32:49

20일 새벽 용산4구역 철거민을 강제해산하는 최소한 5명의 철거민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하자, 포털 등 인터넷상에는 정부와 경찰을 비난하는 댓글들이 봇물터졌다. 넷심이 흉흉하게 돌아가는 심상찮은 분위기다.

ID '바보써니'는 "민족의 명절 설날을 앞두고 국가 공권력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어진 국민 살인극을 직접 목도한 이 마당에서는 망연자실 더 이상 글을 쓸 이유도 가치도 없습니다"라며 "세상에...어느 세상에...국가공권력 경찰이라는 이름으로 이런 국민 살인이 자행된다는 말입니까"라고 개탄했다. 그는 "여기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분쟁 현장도 아니고... 정녕 대한민국 맞습니까?"라고 반문한 뒤, "현장에서는 이 글을 올리는 지금도... 시신으로 추정되는 하얀 천으로 감싼 물체들이 구급차로 살려가는 모습이 보여집니다.. 손이... 떨리는군요"라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ID '창비'는 "결국 큰일 낸 이명박정권.....무섭습니다"라며 "어제 <아프리카>를 통해서도 짬을 내서 일하다가 보았는데 1층바닥에 메트리스 한장 깔지도 않고 호시탐탐 진압만을 노리는 모습을 보고 철거민들 시위가 위험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결국은 일을 치르고 말았습니다. 너무 슬픕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탄식했다.

ID '하이에나'는 "차가운 영하의 날씨에도 아랑곳 않고 살수차까지, 또 경찰 특공대까지 동원해서 오갈 데 없는 이 땅의 국민들에게 대한민국 정부와 경찰이 보여준 것은 그저 죽여도 좋다는 메세지뿐이니...집도 없고 오갈 데가 없는 집시족들을 살해했다는 그런 중세시대도 아닌데..."라고 탄식한 뒤, "요즘 생계가 어려워서 자살하는 사람들도 급증하는데 화염병 들었다고 사람을 죽여도 된답니까"라며 경찰을 꾸짖었다. 그는 "따뜻한 아침밥이나 먹고 저 세상이나 갔을까 하는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집니다"라며 "이 추운 겨울에 벌벌 떨어가며 너무 고된 삶을 살다 죽어간 고인들에게 삼가 애도를 표합니다"라고 고인들의 명복을 빌었다.

ID '짱이야'는 "지난번에 남대문(숭례문) 불타고 이번엔 사람이 불타고...갈수록 태산이네...내년에는 뭐가 불타나요?"라며 이번 참사를 지난해 숭례문 화재에 비유했고, ID 'resudnndiy'도 "숭례문이 불타면 나라의 국운이 다한 것이니 멀리 떠나라는 예언이 거짓말이 아니었군"이라고 공감을 표시했다.

ID '하야'는 "철거민들이 테러리스트냐? 특공대를 투입하게 미친 경찰"이라고 질타했고, ID '소행성'도 "진짜 기가 막히고 소름끼친다... 이게 진짜 2009 대한민국이 현실. 이명박 정권의 현실"이라고 탄식했다.

ID '성대콘베아'는 "우리나라 백성입니다...철거민이 아니라 우리나라 백성입니다"라고 꾸짖었고, ID '백만이'는 "민중의 지팡이는 어디 가고...대한민국 경찰의 지팡이가 공권력 행사의 차가운 쇠뭉치가 되어 간다는 느낌이다. 미친 세상이다!!"라고 개탄했다.

20일 새벽 서울 용산 4구역 철거민대책위원회 회원들이 농성중인 한강대로변 재개발지역의 한 건물 옥상에서 경찰의 강제진압이 진행된 가운데 옥상에 설치한 망루가 화염에 휩싸여 있다. ⓒ연합뉴스

ID '사랑하는이'는 "인터넷 생방송으로 목격했습니다. 경찰이 무리하게 엄청난 수압의 살수를 하며 100톤짜리 크레인에 컨테이너 매달아 농성장으로 만든 옥상 망루를 가격하거나 밀다가 망루안의 인화물질이 폭발하였습니다"라며 참사가 경찰의 과잉진압 때문임을 지적했고, ID '음성다올찬수박' 역시 "이건 엠네스티와 인권위에 조사할 사안이다. 저들이 어느 나라 국민이냐"라며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ID '먼지를 털고'는 "저도 15년 전 쯤에 같은 처지에 있던 사람입니다. 우리가 말하는 재개발이나 뉴타운이라는 것은 사실상 부자들과 건설업자들의 부를 늘려주는 수단에 불과합니다"라며 "저들이 목숨 걸고 항거하는 이유는 이판사판 극악의 환경에 처해있기 때문입니다"라며 재개발의 허구성을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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