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컴백'에 은행들 초긴장

강도높은 경제 드라이브 예고. MB핵심들, 차관 전진배치설

2009-01-19 09:42:45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이 퇴진하고 후임으로 윤증현 전 금융감독위원장이 유력시되는 것으로 알려지자 기획재정부는 환영하는 반면, 은행 등은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윤증현의 화려한 컴백

4대 권력기관장 인선을 마무리한 이명박 대통령은 이르면 19일 중 5~6명의 장관을 교체하는 중폭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개각은 경제팀 교체가 핵심이다.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모두 물러나고 이윤호 지식경제부장관도 함께 교체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잔여임기가 남아있는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를 제외하고 경제팀 모두가 교체되는 셈.

강만수 장관 후임으로는 윤증현 전 금감원장이 확실시되고 전광우 금융위원장 후임으론 진동수 수출입은행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의 경우 교체될 경우 최경환 한나라당 의원, 이희범 무역협회장, 장수만 조달청장 등이 유력후보로 꼽히고 있다.

윤증현 전 금감원장은 '강력한 추진력' 때문에 발탁된 것으로 알려진다. 강력한 카리스마로 유명한 윤 전 원장은 말 그대로 '재무부 인맥'의 보스 중 보스다. 그가 90년후반 금융정책실장까지 승진했을 때 당시 재경원(기획재정부 전신) 사람들은 그가 장관까지 될 것이란 점을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IMF사태가 터지면서 책임라인에 있었다는 이유로 세무대학장으로 밀려났다가 1999년부터 필리핀에 위치한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이사로 장장 5년간 잊혀진 세월을 보내야 했다.

그러다가 참여정부 시절인 2004년 극적으로 금융감독위원장으로 컴백했다.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의 사적 친분때문이었다. 노 대통령의 절친한 친구인 고 이수인 교수와 윤증현 전 금정실장이 처남매부지간이었기 때문. 이수인 교수 생전에 노 대통령과 윤증현 전 실장은 함께 술자리도 여러 차례 한 사이로 알려진다.

그 후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윤 전 금감원장은 또다시 잊혀진 존재가 됐다. 참여정부 사람을 쓸 가능성이 희박했기 때문. 그러나 윤 전원장은 다시 화려한 컴백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그의 강력한 추진력을 주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강만수 경제팀의 최대 약점은 시장의 신뢰를 잃으면서 시장 통솔력이 크게 약화된 게 최대약점이었다. 최근 은행들에게 선제적 기업구조조정을 맡긴 결과, 퇴출 건설사-조선사가 한곳도 없다는 결론이 나온 게 대표적 증거다. 또한 이 대통령의 숱한 독려에도 은행들의 기업 대출 기피현상이 거의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도 카리스마 강한 윤증현 전 원장의 컴백 이유중 하나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은행들이 '윤증현 컴백'에 바짝 긴장하는 것도 당연하다. 은행들은 벌써부터 정부의 강권에도 은행들의 기피로 공전해온 준공적자금 투입 등이 강제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는 등 큰 변화를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윤증현의 카리스마'가 과도하게 작용할 경우 강만수 경제팀과는 다른 의미의 정부-시장간 갈등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李대통령 측근들 전면배치할 듯

한편 이번 개각에서는 경제팀 외에 통일부 등 외교라인도 교체될 전망이다. 특히 김하중 통일부 장관의 교체 가능성이 높다. 김하중 장관은 그동안 대북정책 등에서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한 상태다. 때문에 주한미대사가 한덕수 전 국무총리로 교체되는 것과 함께 통일부장관도 교체하면서 오바마 시대의 도래를 맞아 대미-대북정책의 전환을 도모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하중 장관의 후임에는 선거기간동안 이명박 대통령의 외교안보 핵심참모 역할을 했던 현인택 고려대 교수가 유력시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이 주요 부처 차관으로 전진배치 될 가능성이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이주호 전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이 교육과학기술부 차관으로, 박영준 전 기획조정비서관이 행안부 차관으로 내정될 것이란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핵심들을 차관에 배치함으로써 임기 2년차의 정책 추진력의 강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인 셈.

청와대 참모진의 경우는 정진곤 교육과학문화수석과 최근 감사원 조사를 받고 있는 박병원 경제수석 등 1~2명이 교체되는 소폭 개편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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