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5일 오후 이명박 정부의 김성호 국정원장 내정자와 이종찬 청와대 민정수석, 금융감독위원장 후보로 거명되고 있는 황영기 전 우리은행 행장이 삼성으로부터 떡값을 받았다고 주장, 파문이 일고 있다.
앞서 김용철 변호사는 임채진 검찰청장도 삼성으로 떡값을 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어, 김 변호사 주장이 사실일 경우 '사정라인 빅4' 가운데 법무장관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이 삼성으로부터 떡값을 받았다는 얘기가 돼, 향후 인사청문회 등에서 뜨거운 논란이 일게 불을 보듯 훤하기 때문이다.
사제단은 이날 오후 4시 수락산 성당에서 1백여명의 취재진이 열띤 취재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명단을 발표했다.
사제단은 우선 이종찬 민정수석과 관련, "이종찬은 삼성의 관리대상으로 평소에 정기적으로 금품을 수수하였다"며 "뿐만 아니라, 현직 신분으로 삼성본관 이학수 사무실을 방문하여 여름 휴가비를 직접 받아간 적도 있는데, 이 일로 삼성 구조본 직원들이 수근대며 비아냥거리기도 하였다"고 주장했다.
사제단은 또 김성호 국정원장 내정자에 대해선 "김성호 국정원장 내정자는 김용철 변호사로부터 직접 금품을 전달받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사제단은 또 황영기 전 우리은행장도 삼성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황영기 전 행장의 경우 삼성 비자금 차명계좌 개설와 관리를 주도했다"며 "불법을 저지른 금융기관 수장이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사제단은 "삼성과 심각한 유착관계에 있고 정기적 뇌물 공여 대상인 사람이 새 정부 요직 등에 올랐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부 명단을 공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김용철 변호사는 나오지 않았다.
사제단은 또 이날 명단을 발표하지 않았으나 다수의 떡값 검사 명단을 갖고 있음을 밝히며 향후 검찰 인사를 보고 추가 발표를 하겠다며 추가 폭로를 예고했다.
사제단 발표직후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즉각 브리핑을 통해 "자체 조사결과 거론된 분들이 떡값을 받았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대선과정에서도 아니면 말고 식의 네거티브 공세가 극성을 부렸다는 것을 기억이 있을 것이다. 폭로할 경우엔 폭로한 사람이 증거를 제시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사제단과 김변호사를 맹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이명박 대통령도 대선 기간에 어머니가 일본인이라는 음해성 폭로가 있어서 이를 해명하기 위해 DNA 검사를 받았다"며 "선진국 진입을 위해서도 이런 후진적 정치는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거듭 사제단을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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