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연 회원 등 수십명은 이날 아침 6시부터 '기억의 터'에 모여 임씨의 작품 철거를 막고 있다. 이들은 임씨 작품을 존속시키며 임씨 이름만 지우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임옥상을 핑계삼아 여성의 역사, 일본군'위안부' 역사를 통째로 지우려는 서울시를 규탄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공론의 장에서 대책을 세우고 대화를 하자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며 "서울시가 기억의 터의 장소성과 역사성, 시민 참여, 반성폭력의 가치를 살릴 수 있는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지혜를 모아 제대로 된 해결책을 마련할 때까지, 철거 중단을 결정할 때까지 이 자리를 지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이동률 대변인 명의로 "일본군 위안부의 피해자를 기리고 기억하기 위한 추모의 공간에 성추행 선고를 받은 임옥상씨의 작품을 그대로 남겨두는 것은 생존해 계신 위안부뿐만 아니라 시민의 정서에 반하는 행동"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시민 대상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5%가 임씨의 작품을 '철거'해야 한다고 답했고, 위원회가 주장하고 있는 '조형물에 표기된 작가 이름만 삭제하자'는 의견은 23.8%에 불과했다"며 "작가 이름만 가리는 것은 오히려 국민을 속이는 거다. 이런 행동 자체가 '기억의 터' 조성 의미를 퇴색시킬 뿐 아니라 위안부는 물론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그러면서 "기억의 터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공간의 의미를 변질시킨 임씨의 조형물만 철거하는 것"이라며 "철거 조형물을 대신할 작품은 작가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국민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작품으로 재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금일중 반드시 임씨 조형물을 철거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1일 '기억의 터' 설립 추진위원회가 낸 기억의 터 공작물 철거금지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한 바 있다.
